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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리스크'에 휘둘리는 대형 사업…'長' 바뀌면 인허가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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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드림타워 층수 낮춰 건축허가 변경안 제출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조인경 기자, 이민찬 기자] 사업시행자가 건물 층수를 대폭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좌초위기에 몰렸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프로젝트가 회생의 기회를 맞았다.
중국 투자자와 공동 사업시행자인 동화투자개발이 당초 56층(218m)까지 건물을 짓기로 하고 인ㆍ허가권자인 제주도에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새 도지사 부임이후 반대에 부딪히자 층수를 38층(168m)까지 낮추는 내용으로 건축허가 변경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제 공은 제주도로 넘어갔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로 당선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경관문제를 이유로 공사진행을 중단시켰고, 결국 층고를 낮추는 방안을 이끌어냈다.

원 도지사의 반대 이유는 제주 도심에 20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경우 해안선에서 한라산에 이르는 경관을 해쳐 제주도 전체의 토지이용과 경관계획에 맞지 않을뿐더러 제주도의 미래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다수의 제주도민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ㆍ허가권을 따낸 사업이 좌초위기를 맞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크다. 이른바 '선거 리스크'다.

드림타워 프로젝트는 외국인 투자(중국)를 이끌어낸 작품이지만 선거리스크가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표방한 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인ㆍ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자체장의 교체가 추진 중인 사업을 뿌리째 흔든 사례는 여럿 있다. 최근 재개장한 '세빛섬' 역시 전현직 서울시장 간 갈등의 상징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한강 반포대교 남단의 서쪽에 있는 이 인공 섬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직 당시 1390억원을 들여 '세빛둥둥섬'이란 이름으로 만들었고 2011년 준공검사까지 마쳤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2년 '총체적 부실사업',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란는 오명을 쓰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텅 빈 도심의 흉물로 방치된 2년4개월간 매달 6억원의 금융비용이 지출됐고, "애써 만든 구조물을 놀리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9월 서울시와 세빛섬의 최대 출자자인 효성이 운영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지난 10월 '세빛섬'이란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조금 다른 사례지만 국가 사업과 관련한 선거리스크는 더욱 크다. 보금자리주택사업(현 공공주택사업)이 대표적이다. 과거 정부의 대표 주거정책인 보금자리사업은 박근혜 정부 들어 대거 수정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환경이 변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비를 마련하기도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수년간 끌어오던 사업의 백지화에 따른 주민 피해였다.

광명ㆍ시흥보금자리주택지구는 24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분당신도시 규모로 추진됐다. 2010년 개발계획 발표 이후 주민들은 수용을 전제로 땅을 담보해 25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 지연으로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2년 만에 경매 물건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민들의 삶은 피폐해졌고 개발 찬성과 반대로 갈려 분열됐다. 상처만 남긴 광명ㆍ시흥보금자리지구는 지난 9월 끝내 해제됐다.

드림타워 프로젝트는 형식적인 행정절차와 실제적인 영향, 미래가치가 충돌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소중한 경관의 중요성을 일깨운 측면도 있지만 법적 하자가 없는 인ㆍ허가를 되돌렸다는 측면에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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