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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위 기소권 요구, 정말 무리한 주장인가?

최종수정 2014.08.23 11:03 기사입력 2014.08.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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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진상조사권을 두는 문제를 두고서 정치권이 충돌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족들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현행 사법체계를 흔드는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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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정말 현행 법체계를 흔드는 일일까?

법률을 연구하는 법학자들은 새누리당의 주장과 달리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법체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8일 전국 법학자 230명은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은 민간 조사위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면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바, 우리 법학자들은 새누리당의 이러한 주장이 법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것임을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철저한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역없는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별법에 의하여 설치될 진상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의 발생원인 및 구조 과정 상의 의혹들을 해명하기 위해서 청와대를 포함하여 모든 정부기관을 상대로 조사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는 참사에 관련된 모든 자료에 제한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관련자들의 진술 청취 등이 효과적으로 담보될 수 있어야 한다"며 " 이를 위해서는 강제조사가 가능하도록 위원회에 수사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학자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가에 관하여 헌법은 영장신청권(형사소송법 용어로는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부여하는 것 외에 특별한 제약을 두고 있지 않다"며 "정의의 요청에 따라 달리 취급할 이유와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이에 부응하는 개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오롯이 국회의 헌법적 책무"라고 지적했다. 즉 헌법 정신에 배치되지 않는다면 필요할 경우 국회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법학자들이 집권여당의 논리를 정면 반박한 것도 주목을 받을 부분이지만, 이번 법학자들의 성명이 대한민국 건국이래 가장 큰 규모의 성명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당시 성명을 밝혔을 때는 100여명 남짓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두배가 넘는 학자들이 동의하고 나선 것이다.
성명에 참여한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체계를 흔드는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헌법 전문학자인 임 교수는 "여당에서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경우 사법체계를 흔든다고 하는데 우리 헌법 어디에도 수사권 기소권은 경찰과 검찰만 가진다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디에 두냐 하는 것은 헌법 사항이 아니고 법률로 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경찰과 검찰에 갖게 하고 있지만 (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특별법이 일반법에 우선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번 성명에 다수의 법학자가 참여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이같은 생각은 법학자들 사이에서 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법률전문가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넣겠다는 법안을 만든 것은 가족들이 아니라 대한변협이 만든 것"이라며 "대한민국 모든 변호사가 소속된 유일한 법적기구 대한변협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검토한 사안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변호사들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2)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면 피해자의 자력구제 금지 원칙을 어기는 것인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조사하게 하면 자력구제금지의 원칙을 깨는데 문명사회에서는 허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주민 변호사는 검사의 연원을 설명하며 이 원내대표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는 피해자들을 대리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면서 "진상조사위원회는 검사를 통해 단죄하겠다는 것으로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검사가 정의를 구현하는 것으로 피해자 가족들이 자력구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박 변호사는 "진상조사위원회나 야당에서 특별검찰을 추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번 참사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자신들 입장을 대변할 사람을 추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둔 것"이라며 "가해자라 할 수 있는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검사가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3) 상설특검 있는데 별도의 법률이 필요한가?

일각에서는 상설특검법(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 있으니 이에 따른 규정대로 검사를 임명하면 되지 별도의 특별법을 통해 특별법을 뽑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는 "법이란 건 새로 필요하면 만드는 것"이라며 "상황의 필요와 역사의 진보에 따라 법이 필요할 경우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상설특검법이 있으니 별도의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규정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는 논리에 대해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 상설특검 등에 대해서는 국회는 영원히 입법활동을 안 할 생각이냐"며 비판했다. 이번 사안의 무게와 특성등을 감안했을 때 별도의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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