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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에볼라 공포와 역지사지

최종수정 2020.02.12 11:51 기사입력 2014.08.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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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김하나양은 유엔과 프랑스 한 대학이 주최하는 세계 여성 리더 국제행사에 초대를 받았다. 나라를 대표해 나간다는 책임감에 국제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한 공부까지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국을 며칠 앞두고 참가 불가 통보가 날아왔다. 이유는 베트남에서 전염병이 발병해 아시아 학생들의 참가를 불허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지난주 덕성여대가 유엔과 공동 주최한 세계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가 인터넷에서 이슈가 됐다. 여기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아프리카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학교 재학생부터 시작된 네티즌들의 대회 개최 반대 운동이 인터넷에서 거세게 일어났다.
강력한 반발에 대학 측은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인 나이지리아 여학생 3명의 대회 참가를 취소시켰지만 네티즌들의 반발은 줄지 않았다. 반대 논거는 아주 간단했다. 치사율이 90%나 된다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대재앙이 될텐데 무책임하게 국제대회를 강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호흡기로는 전염되지 않고, 혈액이나 체액(땀이나 침, 대소변 등)에 직접 접촉을 해야만 감염되고, 잠복기간에도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반대파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에볼라가 국내에도 들어오면 너네가 책임질 것이냐"는 주장에 많은 네티즌들이 동조를 했다.

머나 먼 아프리카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국제행사에 참여하려던 어린 여학생들의 입장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주최측으로부터 대회 참석을 거부당한 나이지리아 여학생들은 강력 반발했다고 한다. 당시까지 나이지리아에는 에볼라 환자가 7명 정도 확인됐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1억8000만명에 육박하는 아프리카 최대의 인구대국이다.
현실적으로 이 여학생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확률은 매우 낮다. 설사 감염됐다 하더라도 잠복기에는 다른 이에게 감염도 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학생들 입장에서 한국 대학 측의 조치는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심지어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은 다른 아프리카 학생들까지 입국을 허용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베트남이나 스리랑카에서 발병한 전염병으로 한국 학생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다면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낼까.


전필수 팍스 TV차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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