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출판사 차린 김도연 달콤한책 대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과 어떤 노력이 들어가는 것일까. 김도연 대표는 2012년 1인 출판사 '달콤한책'을 차렸다. 1993년 출판사에 입사해 거진 20여년을 출판계에 종사해왔던 김 대표는 "이제는 때가 됐다"는 생각에 다니던 회사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출판계 불황이 깊어져 대형 출판사들마저 휘청이던 때였다. 1인 출판사를 차린 이유는 단순하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다.
최근 서울 경복궁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 대표는 그동안 달콤한책을 통해 선보인 3권의 책을 가방 한 가득 담아왔다. "출판사는 사업자등록증을 접수하는 순간이 아닌 첫 책이 나온 시점부터 정식으로 인정받는다"는 그의 말에 따르면 달콤한책의 시작은 첫 책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가 나온 지난해 9월부터다. "출판 에이전시에서 활동할 때는 손님들을 데려다가 집 구경시켜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집을 짓는다는 느낌이 든다."
첫 책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는 첫 책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었다. 인세를 아끼기 위해 남편이자 사진평론가인 박평종씨를 첫 저자로 선택했고, 주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디자인이나 편집 등을 도와주기도 했다. 두번째 책은 프랑스 작가 질 르가르디니에의 소설 '로맨틱 블랑제리'다. 이번에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김 대표가 불어 전공을 살려 직접 번역에 나섰다. 달콤한책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투고도 늘었다. 세번째 책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라는 여행책은 이미상 시인이 직접 김 대표에게 연락해서 만들게 된 책이다.
20년을 넘게 책과 가까이 살면서 출판시장의 변화상도 몸소 체험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표지나 띄지, 종이 등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웬만큼 괜찮은 작품들은 거의 100만부를 다 넘겼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아무리 베스트셀러가 되더라도 100만부를 넘기는 힘들게 됐다"며 "최근에는 사재기, 배너 광고 등 어느 정도 자본이 되는 출판사만이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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