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하면 처음에는 기업에 관심을 두지만 주식 거래를 하다 보면 기업에 대한 관심보다 주가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다. 기업의 이익과 성장의 요건을 파악하는 것보다 가격에 변화를 주는 호재와 악재, 매매주체와 수급, 심리와 같은 요인을 분석하는데 보다 많은 시간을 들인다.
기업과 기업의 주가는 나무와 그 나무의 그림자로 비유할 수 있다. 나무는 눈에 띄지 않을 속도로 매우 서서히 자란다. 그 높이가 얼마인지도 일부러 재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제의 대상이다. 성장이 느려 눈에 띄지 않아도 항상 성장하며 1년, 2년이 지난 후에는 확연히 자란 것을 볼 수 있고, 수십 년이 지난 뒤에는 큰 재목이 된다는 것을 안다.
나무의 그림자는 나무의 키에 따라 길이가 정해지지만, 느린 나무의 성장과 달리 태양이 위치를 바꿈에 따라 빠르게 길이가 변한다. 때로는 나무보다 짧고 때로는 나무보다도 더 길게 움직이며 그 길이 역시 쉽게 잴 수 있다. 그렇지만 나무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실재인 반면 그림자는 손으로 잡을 수 없다.
태양이 나무를 비추면 그림자가 생기듯이, 호재나 악재의 뉴스, 수급과 심리라는 요인이 기업을 비추면 주가라는 그림자가 형성된다. 기업이라는 나무가 변하지 않고 있어도 이런 뉴스, 수급, 심리는 끊임없이 주가를 상승과 하락으로 변화시킨다. 그림자가 변한다고 나무가 변하지 않듯이, 많은 경우 주가가 변한다고 해서 기업이 변한 것은 아니다. 대개의 주가 변동은 기업 자체와는 별 상관이 없는 그림자의 변화와 같다. 나무가 자라지 않은 듯 더디 성장하지만 후에 큰 재목이 되듯이, 성장하는 좋은 기업은 그 성장이 눈에 띄지 않아도 후에 훨씬 비싼 주가로 거래되는 기업으로 자란다.
팍스넷 전문가 쥬라기 (procafe.moneta.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