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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위로, 휴식’의 충청권 봄 나들이길 2선(選)

최종수정 2014.05.18 00:30 기사입력 2014.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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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탑사, 영랑사 등 오랜 역사 간직한 충남 당진지역 사찰 힐링 감성여행…금빛 물결 너머 가슴 푸근한 풍경 충북 ‘옥천 향수 100리 길’

당진시 면천면 성하리 상왕산에 있는 영탑사 전경

당진시 면천면 성하리 상왕산에 있는 영탑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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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봄이 언제 왔는지 모르게 낮 기온이 올라가면서 여름의 문턱으로 달려가고 있다. 올봄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예년과 달리 착 가라앉은 분위기다. 치유와 위로, 휴식이 필요한 때다. ‘세월호 트라우마(Trauma·정신적 외상)’를 겪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달래며 기력을 되찾고 싶다면 가볍게 떠나보자.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걷다보면 뭔가 달라질 것이다.
거리상으로 우리나라 중간에 있는 충청권이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고 다독여줘야 할 길손들을 맞고 있다. 사월초파일이 지나긴 했으나 사찰을 돌아보며 감성여행을 할 수 있는 충남 당진과 금빛 물결 너머 가슴 푸근한 ‘향수의 고장’ 충북 옥천 100리 길을 소개한다.

당진 영탑사 7층 석탑

당진 영탑사 7층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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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떠나는 불교문화재 관광지들=당진엔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들이 곳곳에 있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요즘 사찰을 찾아 과거로의 힐링 감성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당진시 면천면 성하리 상왕산에 있는 영탑사(靈塔寺)는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론 대웅전을 비롯해 유리광전, 산신각, 요사채가 있다.
대웅전 안엔 충남 유형문화재 제111호인 약사여래상과 지장보살상,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범종이 있다. 유리광전 뒤쪽 암벽 위엔 7층 석탑이 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땐 5층탑이었으나 1911년 중수 때 2층을 더 올려 7층이 됐다.

고대면 진관리 영파산에 있는 영랑사(影浪寺)도 찾아볼 만한 절이다. 당태종의 딸 영랑공주 전설이 깃든 절로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되고 고려 의종 8년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중창됐다.

당진시 고대면 진관리 영파산에 있는 영랑사 대웅전

당진시 고대면 진관리 영파산에 있는 영랑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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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사 대웅전 안엔 1759년 영조 35년에 만들어진 동종이 있다. 충남도 유형문화재 자료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주조연대가 확실해 영랑사의 발자취를 알려주는 소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예전엔 바닷가에 있었던 석문면 삼화리 절산에 있는 보덕사(普德寺)는 석문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내륙지 절이 됐다. 창건시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조선 숙종 때 중창했다고 전해진다. 대웅전과 범종, 요사채가 있고 느티나무로 둘러싸여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당진시 석문면 삼화리 절산에 있는 보덕사 입구

당진시 석문면 삼화리 절산에 있는 보덕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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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사(申庵寺)는 능성구씨 가문의 원찰로 송악읍 가교리에 있다. 극락전 안엔 보물 제987호로 지정된 신암사 금동여래좌상이 있다. 높이는 88㎝에 머물지만 어른 50여명이 겨우 들 수 있을 만큼 무겁다.

당진시 정미면 은봉산 중턱에 있는 안국사지(安國寺址)도 빼놓을 수 없는 절이다. 백제 말기에 세워져 고려 때 번창했다.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다. 안국사지 석탑은 보물 101호로, 석불입상은 보물 100호로 지정됐다.

당진시 송악읍 가교리에 있는 신암사 금동삼존불

당진시 송악읍 가교리에 있는 신암사 금동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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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바위라 불리는 매향암각은 다가오는 세상의 복을 빌기 위해 향을 땅에 묻는 일과 관련된 얘기가 전해진다. 고려 말·조선 초의 기록을 새긴 암각으로 전국에서 발견되는 매향관련 명문 중 비교적 이른 때의 자료로 주변지역 역사와 매향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사찰 뒤론 은봉산과 봉화산이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꽃과 풀, 나무가 어우러진 산행을 즐기고 문화재도 돌아보고 싶다면 안국사지로 떠나보자.

당진시 정미면 은봉산 중턱에 있는 안국사지 석불입상

당진시 정미면 은봉산 중턱에 있는 안국사지 석불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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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 선구자’ 정지용 시인 태어난 곳=한국관광공사는 최근 “봄 향기 넘치는 우리 고장으로 놀러오세요!”란 주제로 5월 가정의 달에 가볼 만한 8지역을 뽑아 발표했다. 그 중엔 충북 옥천의 ‘금빛 물결 너머 가슴 푸근한 풍경, 옥천 향수 100리 길’이 들어있다.

‘옥천 향수 100리 길’은 옥천군 옥천읍에 걸쳐 있다. 금강이 굽이굽이 휘감아 흐르는 옥천은 정겨운 고향 같은 푸근함이 깃든 고장이다. 강물을 따라 구석구석 소박한 시골마을의 정취가 물씬 배어난다.

유명한 정지용의 시 ‘향수’를 읽다 보면 내가 그인 듯, 두고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향수’의 고장 옥천은 ‘한국 현대 시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 시인이 태어난 곳으로 이름나 있다.

충북 옥천에 있는 정지용 시인 생가 전경

충북 옥천에 있는 정지용 시인 생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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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읍이라 불리는 옥천 옛 마을 한쪽에 정 시인이 살던 생가가 복원됐다. 그 뒤로 ‘정지용 문학관’이 들어섰다. 사립문을 열고 생가에 들어서면 우물과 아담한 초가가 관람객을 맞는다.

초가 안엔 정 시인의 사진이 걸려 있다. 생가 앞엔 시에 나오는 실개천이 흐른다. 가난하지만 가족이 함께 지내던 안식처. 정지용 생가 위로 그가 꿈에서도 잊지 못하던 고향풍경이 겹쳐 보인다.

생가를 돌아본 다음엔 ‘정지용 문학관’ 방문은 필수다. 규모는 작지만 정 시인의 삶과 시대적 상황에서 꽃피운 문학적 성과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정지용 시집’ ‘백록담’ ‘지용시선’ ‘문학독본’ 등 정 시인의 시와 산문집 원본도 전시돼있다.

전시관 한쪽에 마련된 시 낭송실에서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시를 낭송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정 시인의 발자취는 정지용 생가·문학관을 시작으로 100리에 걸쳐 이어진다. 종전 향수 30리 길과 금강 길이 합쳐진 향수 100리 길은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가는 정겨운 고향 길이다.

시골 정취가 물씬 나는 옥천군 금강 풍광

시골 정취가 물씬 나는 옥천군 금강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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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생가를 떠나 장계관광지, 안남면, 금강변, 금강휴게소 등을 거쳐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50.6km 거리지만 금강변 비포장도로(약 4.5km)를 빼면 위험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없다. 향수 100리 길은 자전거애호가들에게 소문난 코스다. 날씨, 체력상황 등을 감안해 자전거로 달려 봐도 좋다. 맑고 화창한 날엔 자동차드라이브를 해도 괜찮다.

정지용 생가를 떠나 옛 37번 국도를 타고 장계관광지까지 가는 길은 종전 향수 30리 길에 해당하는 코스다. 새 국도가 생긴 뒤 차량통행이 적어 자전거하이킹이나 드라이브를 만끽하기에 좋다.

초록빛이 넘실거리는 가로수 길을 달리다 보면 봄의 한가운데로 초대받은 느낌이 든다. 옛 37번 국도는 봄 벚꽃터널이 펼쳐지는 명소다.

장계관광지에선 잠시 쉬어 가자. 그곳엔 정지용의 시문학을 공간적으로 재해석한 공공예술프로젝트 공간 ‘멋진 신세계’가 들어서 있다. 그곳엔 우리나라 첫 모더니스트로 일컬어지는 정 시인을 기념하고 추억하는 모단가게와 모단갤러리, 예술체험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 모단스쿨이 있다.

금강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를 걷다보면 ‘정지용 문학상’ 시비를 비롯해 그의 시를 테마로 한 조형물을 만난다. 멋진 신세계를 떠나기 전엔 짬을 내 옥천향토전시관도 들러보자. 정 시인이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다.

장계교를 넘어 강 건너에 닿으면 안남면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둔주봉. 봉우리에 오르면 산 아래쪽 금강이 휘돌아나가는 곳에 한반도모양의 지형을 볼 수 있다.

산을 오르다보면 산불감시초소와 정자가 나온다. 한반도지형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자동차로 산길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으나 두 방향 통행이 어렵다. 따라서 운전에 조심해야 한다. 산길이 험한 편은 아니어서 삼림욕을 겸해 쉬엄쉬엄 오르기 좋다.

안남면을 지나 금강변을 달리는 길은 향수 100리 코스의 백미다. 정 시인이 노래한 정겹고 평화로운 풍경이 느릿한 걸음으로 흘러간다. 청보리가 물결치는 강변 한쪽엔 캠핑 온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금강변 비포장도로를 빠져나와 샛길로 접어들면 청마리다. 이곳엔 마한시대부터 내려온 옥천 청마리 제신탑(충청북도 민속문화재 제1호)이 있다. 마을어귀에 쌓은 제신탑은 볼품없는 돌무더기 같지만 먼 옛날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해마다 음력 정초 이곳에서 제를 올린다.

금강휴게소 테라스 전경

금강휴게소 테라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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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리에서 향수 100리 길로 돌아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강휴게소에 닿는다. 경부고속도로에 있는 금강휴게소는 주변경치가 빼어나 여행자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다. 강변에 유원지가 만들어져있어 모터보트, 오리배 등을 타고 남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휴게소에선 옥천향토음식으로 출출한 배를 채워보자. 장계관광지부터 금강휴게소까지는 식사를 해결하거나 먹을거리를 살 곳이 마땅찮다.

이곳에서 다시 정지용 생가에 닿으면 향수 100리 길이 마무리된다. 시간이 되면 옥천의 또 다른 명소 용암사로 가보자. 장령산 기슭에 자리한 용암사는 신라 진흥왕 때 세워진 절이다. 용암사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1338호), 용암사 마애여래입상(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 17호) 등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구름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해와 일몰이 비경으로 꼽힌다.

[당일 여행코스]
*금강물길 따라가는 호반산책 : 장계관광지→둔주봉 한반도지형 감상→금강 드라이브→청마리 제신탑→금강유원지
*시인 정지용 발자취를 찾아서 : 죽향초교→정지용 생가→구읍 탐방→안터마을 선사 유적과 호반 감상→용암사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장계관광지→금강 변 드라이브→둔주봉 한반도 지형 감상→금강유원지
*둘째 날 : 용암사→정지용 생가?문학관→구읍 탐방

[여행 정보 웹사이트]
*옥천 문화관광 http://tour.oc.go.kr / 정지용 생가·정지용 문학관 www.jiyong.or.kr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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