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촛대·화촉·제등' 전통 등기구 모인다…'우리의 불그릇, 등잔'展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호형 백자 등잔

호형 백자 등잔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사랑방 경상 위에 선비들이 책을 읽을 때 썼던 호형백자 등잔. 석유가 수입된 후 인화성을 활용해 뚜껑 위로 심지를 꺼내 불을 밝히는 방법으로 사용했다. 죽절문으로 장식한 몸체는 단순하고 소박한 멋이 그지없다. 안방으로 옮기면, 화려한 유기등잔과 촛대들이 많았다. 불후리가 나비모양인 촛대는 안방의 화조도 병풍과도 잘 어울렸다. 불후리는 장식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불빛을 반사하고 보호하는 실용적인 기능도 했다.

혼례날 신랑 신부의 첫날밤을 밝히는 데 쓰였던 '화촉'. '화촉을 밝히다'라는 말이 '결혼하다'와 동의어로 사용된 것이 여기서 유래한다. 밀초에 색을 물들인 것으로 제작이 매우 까다로워 귀했고 사적 매매가 금지될 정도로 사치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휴대용 등기구인 '제등'은 이동이 편리하도록 가벼운 소재에 손잡이를 달았다. 사방으로 빛이 퍼지는 등과 한 방향만 비출 수 있는 등이 있다.
작은 불씨에서 시작한 등기구의 역사가 오늘날의 전등으로 이어지기까지 우리의 등잔은 긴 시간 제 몸을 태우고 사라져간 아련한 추억이다. 투박한 나무등잔대부터 화려한 은입사촛대까지 시대와 재질,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춘 등잔에는 조상들의 미의식과 실용성을 고려한 지혜가 담겨 있다.

오는 18일부터 6월 29일까지 경기도 용인 한국등잔박물관에서 '우리의 불그릇, 등잔' 전시가 열린다.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공간인 사랑방, 안방, 부엌 등에서 사용한 등기구, 실내와 실외에서 사용된 다양한 등기구들이 선을 보인다.
제등

제등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과 한국등잔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전시기간 이후에도 한국등잔박물관의 상설전시로 계속 활용될 계획이다. 이 박물관은 우리나라 전통 등기구에 관한 전문박물관으로, 소장하고 있는 등기구 유물만 300여 점이 넘는다.

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전통 등기구를 현대적 전시기법으로 연출한 이번 전시는 등잔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등잔’에 대한 이해와 ‘빛’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25일만에 사의…윤 대통령 재가할 듯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국내이슈

  • "애플, 5월초 아이패드 신제품 선보인다…18개월 만"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해외이슈

  • 올봄 최악 황사 덮쳤다…주말까지 마스크 필수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포토PICK

  • 첨단사양 빼곡…벤츠 SUV 눈길 끄는 이유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국가 신뢰도 높이는 선진국채클럽 ‘WGBI’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