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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많이 씹으세요. 몸무게 줄어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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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씹을 수록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사이언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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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많이 씹으세요. 건강해지고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답니다."

봄은 살찌기 좋은 계절이다. 식물도 겨울잠에서 깨어나 한껏 물을 마시며 푸른 잎사귀를 내놓고 자태를 뽐낸다. 동물들은 긴 동면에서 깨어나 여기저기 널려 있는 싱싱한 천적을 잡아먹으며 살을 찌운다.
인간이라고 다를까. 봄은 싱싱한 계절이다. 신선한 채소와 다양한 음식재료들로 입맛을 돋운다. 봄이 오면 음식 생각에 입 속에 침이 돈다. 봄은 만물이 깨어나면서 갖은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일어나는 계절이지 않을까.

▲비만은 여러 가지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만은 여러 가지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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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잘 먹으면 보약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몸을 상하게 한다. 익히느냐, 날로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에 반응하는 방법이 다르다. 여기에 얼마나 천천히 먹느냐, 얼마나 빠르게 먹느냐의 정도에 따라 몸은 다르게 받아들인다.

최근 과학 잡지 '플로스 원(PLoS ONE)'에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실렸다. '거칠게 먹으면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다(Eat Hard, Lose Weight)'라는 제목으로 거친 음식을 많이 씹으면 씹을수록 더 적게 먹고 낮은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연구결과였다. 결과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음식으로만 나열해 보면 'Hard Food→Slow Food→Fast Food'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선사시대 인류는 불에 구워 먹는 것도 여의치 않아 생식을 하거나 거친 음식을 먹는 경우(hard food)가 많았다. 그러던 것이 불이 발명되고 각종 요리기구가 만들어지면서 오랫동안 음식을 조리하는(slow food) 식습관으로 바뀌었다. 산업화를 거치고 무한 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능한 먹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간단히 요리해 먹을 수 있는(fast food) 곳으로 치달았다.

그러는 사이에 인류는 비만이라는 질병 아닌 질병을 낳고 말았다. 비만은 몸의 균형을 무너뜨려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이 지난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그 원인으로 높은 칼로리 음식과 고에너지 음료 등을 많이 섭취하고 오랫동안 요리하거나 건강한 음식보다는 인스턴트 음식 등을 빠르게 먹어치우는 식습관 때문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과연 음식의 질감(씹히는 느낌)에 따라 칼로리 섭취가 낮아지고 긴 시간동안 습관화되면 몸무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인지를 고민했다.

50명의 건강한 20대를 대상으로 이틀에 걸친 실험이 이어졌다. 이틀 중 하루는 참가자들에게 오랫동안 요리하고 익힌 채소를 제공했다. 그 다음 날에는 거칠게 요리한 것과 익히지 않은 채소를 내놓았다. 이틀 동안 서로 다른 점심을 줬는데 5시간 뒤에 공통적으로 국수와 치킨, 채소를 저녁으로 대접했다.

결과적으로 거친 음식을 먹었을 때 참가자들은 익히고 부드러운 점심을 먹었을 때보다 평균 90칼로리를 적게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드럽고 익힌 음식을 먹었을 때와 비교했을 때 13%나 적은 수치다. 익힌 음식을 먹은 때보다 거친 음식을 접했을 때 참가자들의 경우 칼로리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음식을 먹겠다는 욕구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 파악과 함께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음식의 질감과 씹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길게 봤을 때는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긴 시간 동안 이런 식습관이 정착되면 몸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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