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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누들로드' 정체, 中ㆍ印泥 차별화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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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아시아 인스턴트면은 값이 평균 10센트밖에 안 되지만 시장 규모가 연간 33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팅이와 일본 닛산식품, 대만 유니프레지던트가 3대 업체다 한국 농심은 7위이지만 4위인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와 격차가 미미하다. 앞으로 면 업체의 경쟁은 고부가가치에 맞춰질 듯하다. 농심은 이미 중국에서 고급 브랜드로 통한다.


아시아 인스턴트 누들 시장의 양대 축인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성장세가 둔해졌다. 채산성도 떨어졌다. 이에 대응해 인스턴트면 제조업체들이 맛이나 영양을 차별화한 신제품을 기존 제품보다 높은 값에 내놓고 있다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리서치회사들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소비자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인스턴트면에 돈을 더 지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네시아 100원대 벗어나자= FT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업체들이 최근 값이 기존 제품의 3~4배인 컵 누들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물만 부으면 되는 컵 누들은 시간에 쫓기는 도시 생활자 사이에서 인기가 있어, 연간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이자 아시아 네 번째 누들 업체인 인도푸드는 최근 '아시아의 맛' 신제품군을 선보였다. 인도푸드는 태국 뷅양꿍과 한국 불고기 등 맛을 내는 신제품을 4000루피아(약 380원)에 판매한다. 값이 일반 제품의 2배가 넘는다.

소금과 지방 함유량을 줄인 건강 누들도 나왔다. FT는 인도네시아의 자카라나 타마와 뉴트리푸드가 각각 헬스타임과 트로피카나 슬림 누들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의 율리아 프란시스카는 "소비자들이 건강을 더 의식하면서 몸에 좋은 식품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소비자에게서만 관심을 끌어 아직 판매액이 적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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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량 신장은 한계= 인스턴트면은 아시아인 10억여명이 주식으로 삼는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열량이 높고 조리도 간편하다. 인도네시아 2억5000만 인구 중 43%가 2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지낸다. 이들 저소득층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스턴트 누들을 먹는다.

이런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제 판매량을 더 늘리는 일이 한계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 1인당 누들 소비량은 2011년 이후 연평균 5.2% 증가하면서 2007년에 66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연평균 1.5% 줄어 지난해 61개로 감소했다. 말레이시아 메이뱅크의 집계다.

말레이시아 투자은행 CIMB 자카르타 지사의 에르완 테구 리서치본부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인스턴트면을 가장 많이 먹는다"며 "앞으로는 가치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1인당 라면 소비가 상한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1인당 라면 판매 증가율은 2012년 12%였다가 지난해 3%로 급격하게 꺾였다. 시장조사회사 번스타인의 통계다.

스탠더드차타드 홍콩의 찰스 얀 중국 소비재 리서치 헤드는 "판매량을 늘리기는 어렵지만 더 값이 나가는 누들 판매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이나 대만 소비자들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 비해 인스턴트 누들에 연간 2배를 지출한다"고 설명했다.

◆채산성 악화 해법은= 아시아의 인스턴트면은 값이 10센트밖에 안 되지만 시장은 연간 330억달러로 규모가 막대하다. 이 시장을 놓고 중국과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한국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은 포화돼 여건이 유리하지 않다. 게다가 밀가루와 다른 식자재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 인스턴트 누들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한 팅이의 지난해 매출액총이익률은 29%로 전년도의 30%에서 소폭 하락했다. 중국 시장 2위 업체인 유니프레지던트의 매출액총이익률은 같은 기간 33%에서 2%로 급락했다. 유니프레지던트는 17%인 중국 시장점유율을 지키려고 가격을 큰 폭 인하했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됐다.


현지화? 고급화! 농심 신라면 '中心' 잡았다


농심이 세계 최대 인스턴트면 시장인 중국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과 서부지역 공략에 힘입어 농심의 올해 1∼2월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앞서 농심 중국 법인은 누적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1999년 상하이 생산공장을 독자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15년만인 지난해 10월 세운 기록이다.

중국에서 농심은 ‘신라면’을 고집스럽게 내세워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 진출 당시 신춘호 회장은 “농심의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어야 한다”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은 물론이고 포장, 규격 등 모든 면에서 '있는 그대로' 중국에 가져간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현지화시켜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기보다는, 농심의 제품력을 믿고 한국의 맛으로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이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세계 최대 라면기업을 보유한 일본시장에서도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 라면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농심의 일본 신라면 판매전략은 현장 마케팅이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일본 주요 거점지역에서 직접 신라면의 맛을 보여줄 계획이다.

신라면 키친카는 동경,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번화가 및 쇼핑몰 등을 돌며 한국의 매운맛을 일본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제정한 '신라면의 날(4월10일)'에 맞춰 신라면 레시피 15종을 공개한 ‘우마카랏 신 체험’과 맥을 같이 한다. 우마카랏은 ‘맛있게 맵다’는 뜻이다.

농심은 미국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월마트와 계약해, 지난해 1월부터 미국 전역 3600여 매장에 라면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이어 6월에는 업계 최초로 신라면컵이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아메리칸항공의 기내식으로 선정됐다.

농심은 “해외 주요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도 신시장을 적극 개척해 ‘100개국 수출’이라는 대한민국 식품사(史)의 금자탑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단일 식품브랜드 100개국 수출은 업계 최초다. 신라면은 1987년 첫 수출 후 현재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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