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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국민연금이 '최우수' 연기금?

최종수정 2014.03.26 16:15 기사입력 2014.03.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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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TV 이승종 기자] 보자마자 쓴웃음이 났다. 지난주 국민연금이 출입 기자에게 일제히 배포한 보도자료 말이다. 홍콩소재 금융투자 전문지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연기금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이었다.

국민연금은 "투자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연금 혜택이 늘어난 연기금에 수여되는 상"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기금운용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축했다.

국민연금에게 최우수 연기금상을 안긴 곳은 홍콩의 금융 월간지 '아시아에셋매니지먼트(Asia asset management)'로 1995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온라인을 통해 주로 활동하는데 매년 선정하는 '최우수상(Best of best awards)'은 아시아에셋매니지먼트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가장 첫 번째 코너가 이 상에 대한 소개이고, 역대 수상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사업이라는 얘기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수익과 연결된다는 소리다. 개최사로서는 수상자를 많이 선정할수록 유리할터다. 수상자는 4개 부문에 나눠 선정하는데, 지난해는 모두 119개 상이 수여됐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13개 아시아 지역 국가로 한정됐다. 국민연금 측의 '국제적 인정' 표현이 낯간지러운 이유다.

기금 규모 440조원인 국민연금은 세계 4대 연기금에 속한다. 덩치는 커졌지만 기금 시스템은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주주권 행사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고, 수익률은 부진하다. 국민연금은 최근 해외투자를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해 정작 해외 부문은 주식과 채권 모두 벤치마크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채권은 0%대 수익률을 거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를 본부와 따로 운영하고 외부에서 높은 임금의 운용역들을 데려오는 이유다. 내실 없는 홍보성 자축보다는 수익률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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