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BMW가 90년대 말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는 짧은 시간에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1세대 모델 후 여지껏 팔린 것만 130만대 이상이라고 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 양대 자동차시장 중국과 미국에서도 SUV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X5와 같은 모델은 시류를 잘 탔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그러한 시류를 만들었다고 보는 게 더 적합하다. 기존의 SUV가 험로주행 이미지에 치중했다면 도심 속 주행도 빠트리지 않는 고급 SUV 차급의 후발주자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차다.
무게는 2t이 살짝 넘는다. SUV 차량인 점을 감안하면 가벼운 축에 속한다. 비슷한 급의 경쟁모델 포르셰 카이엔에 비해 300㎏ 이상(공차중량 기준) 가볍다. 비슷한 크기와 성능인데 성인 3~4명을 덜 태운 셈이니 달리는 능력만 놓고 보면 국내 출시된 SUV 가운데는 단연 으뜸으로 꼽을 만하다.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 주행을 더 신경쓴듯 보인다.
차체는 다소 높은 편임에도 급격한 코너링도 거뜬히 지난다. 앞뒤, 좌우 울렁임을 즉각적으로 잡아주는 느낌도 좋다. 몸이 쏠릴 정도로 급정거를 해도 스티어링휠은 제 자리에서 안정적이다. 딱 BMW 차량답다. BMW는 X 시리즈 차량을 통상적으로 부르는 SUV가 아닌 SAV,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이라고 칭하는데 이는 그만큼 차량의 주행능력을 내세울 만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크기는 물론 외관 디자인은 기존 X5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릴과 헤드램프 쪽에 포인트를 줘 좀더 강렬한 인상을 줬고 전면 아래쪽에는 수직모양의 구멍인 에어밴트와 에어브리드를 처음 적용했다. 내부는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 이번에 탄 차량은 5인승모델이었는데 같은 차체에 맨뒷쪽에 한열을 추가한 7인승 모델도 따로 출시됐을 정도. 뒷좌석은 물론 트렁크도 넉넉하다.
내부 인테리어는 BMW의 여타 모델과 비슷하게 시트의 가죽이나 실내조명 등 눈길이 닿는 곳 대부분이 고급스럽다. 정작 손이 가장 많이 닿는 스티어링휠은 다소 투박하고 밋밋해 보인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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