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은 15일 미국, 영국, 호주 등 전세계 18개국 주요도시의 국제물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소비자 생활에 밀접한 24개 품목, 55개 제품 중 11개 품목, 17개 제품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이 상위 5위에 들어 물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칠레산 수입 와인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가격이 인하됐지만 여전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칠레산 와인 가격은 3만8000원으로 이중 관세 가격은 950원이었다. 2009년 이후 관세 철폐에 따라 와인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실제 판매 가격은 2010년 오히려 900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와인 시장 확대로 인한 수입량 증가, 한-미 FTA, 한-EU FTA 발효로 인한 관세인하의 요인으로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세계 상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시모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표로 15% 였던 관세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판매가격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16만8000원에서 판매하고 있는 리바이스 501 청바지(남성용) 가격은 18개 국가 중 한국이 2위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제품은 미국 현지에서 10만3000원에 판매되는 제품. 소시모는 리바이스청바지가 비싼 이유가 리바이스코리아를 통해 공식 독점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리바이스는 미국 브랜드이지만 청바지 모델에 따라 제조국이 다르고 이번 한국에서 조사된 제품은 수입국이 멕시코로 13%의 관세가 적용돼 한미 FTA를 통한 관세인하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백화점 등의 유통 수수료가 판매가의 38~40%를 차지하는 것도 가격이 비싼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의 한국 판매가격은 18개국 중 삼성 갤럭시가 99만4400원으로 2위, 갤럭시 노트는 93만3900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가장 싸게 팔고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73만원대였다. 한국에서 파는 가격이 미국에서 파는 가격보다 1.35배 비쌌다.
소시모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와인, 화장품 등의 제품은 독점적인 수입원을 통해 수입되고 있고 유통마진 및 판매 수수료율이 가장 비싼 백화점을 통해서 유입되고 있는 구조"라고 비판하며 "다양한 유통을 통한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고가의 마케팅 정책에 의해서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병행수입 활성화 및 판매채널을 확대해 가격 경쟁을 통해 수입 제품 가격 인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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