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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공자가 부활하다 <비즈니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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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에서 공자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1966~1976년 문화대혁명 중 공자사상은 중국에서 배척의 대상이었다. 마오쩌둥(毛澤東) 같은 혁명 지도자들은 공자사상이 소작농을 노예처럼 부려먹은 관료와 황실의 철학이라고 비난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공자와 관련된 사원이 많이 파괴되고 책들은 불탔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1979년 중국의 경제개방 선언 이후 30여년이 지난 오늘날 중국에서 공자사상은 새로운 시대의 정치·경제 이념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학자들은 공자 관련 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공자사상 옹호론자들은 공자의 인문주의 철학에 기반한 국가를 지지한다. 칭화(淸華) 대학 국제문제연구소의 옌쉐퉁(閻學通) 소장은 저서 '고대 중국 사상과 현대 중국의 역량'(古代中國思想與當代中國力量)에서 "미국과 벌어진 힘의 차이를 줄이는 것은 물론 미국보다 나은 사회모델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적었다.

옌은 지난달 하순 베이징(北京) 대학의 '공자사상 포럼'에서 모두 발언을 하기도 했다. 포럼에서는 전통 '인(仁)' 사상이 중국의 소프트파워에 어떤 도움을 줄지, 과도한 물질주의로 인한 정신적 위기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당이 지배하는 권위주의가 공자사상을 원칙으로 삼는 한 개인에 의한 정부로 대체될 수 있을지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명정사(陽明精舍) 설립자인 장칭(蔣慶)은 "사회주의 체제를 공자사상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대해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공자사상 기반 시스템이란 입법기관의 선출직 관리와 상징적인 군주에 의해 완수된다.

최근에는 공자사상을 정치뿐 아니라 경제 부문에도 적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공자가 작은 국가를 지지한 것은 민간 주도 경제에 대한 가치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톈쩌(天則)경제연구소의 성훙(盛洪) 소장은 작은 정부와 세금 억제를 주장한 공자의 사상이 18세기 스코틀랜드 사회철학자·정치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개념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성 소장은 "정부의 개입 없이 개인 스스로 이익을 추구한다면 경제는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上海)에서 소액대출업체를 운영하는 친위눙은 공자사상이 사업에 일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신청자들이 부모에게 얼마나 효도하는지 따져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이 대출금도 잘 갚는다.

푸단(復旦) 대학 철학과의 바이퉁둥 교수는 "현 1당 체제의 정당성이 비리로 훼손됐다"며 "한편에서는 대중 투표로 선출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현명하고 유능한 엘리트에 의해 선택되는 양원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국가들의 경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하다"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도 공자사상 부활에 힘을 실어줬다. 공자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2010년 개봉된 '공자'는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부모들은 공자사상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아이들 손을 잡고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홍콩침례 대학의 장 피에르 카베스탄 국제행정학 교수는 "중국공산당이 1당 통치를 정당화하고 서구 민주주의를 비난하는 수단으로 공자사상에 기댔지만 공자사상을 진정으로 끌어안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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