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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네, 美 .. 웬일이니,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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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美 일자리 줄어드는데 경기는 회복사인

올해 들어 미국에서만 87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기지표들은 미 경제의 회복 조짐을 알리고 있지만 감소한 일자리는 늘 기미가 없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경기부진을 이유로 고용축소에 나선 기업들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최근 비판했다. 불경기에 고용축소로 비용을 감축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감원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다.
불경기에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감소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불황 속에 노동생산성이 상승하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9년 32개 OECD 회원국의 노동생산성은 평균 0.2%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은 되레 2.5% 상승했다. 2008~2011년 통계만 봐도 다른 OECD 회원국들의 노동생산성은 3.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은 5.8%나 늘었다. 이는 미 기업들이 급속도로 고용을 줄이고 있다는 증거다.

IBM 창업자 토머스 왓슨은 고용 감소 없이 대공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다른 기업들이 일자리를 대규모로 줄이면서 비용절감에 나선 반면 IBM은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가운데 신제품 개발에 앞장섰다.
1929~1932년 왓슨은 IBM의 생산성을 33% 끌어올렸다. 1933년에는 IBM 연간 매출의 6%인 100만달러를 투자해 연구소까지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는 연구개발의 산실로 자리 잡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유수 기업들 연구소의 모델이 됐다.

오늘날 왓슨 같은 경영자는 별로 없고 직원을 해고하면서 주가를 올리려 드는 최고경영자(CEO)만 득실댄다.

금융위기로 하락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은 앞 다퉈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직원을 내쫓는 게 이윤창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력 부족과 서비스 불만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추진하는 유동성 공급에 큰 효과가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기업이 고용에 인색한 것은 자금 부족 때문이 아니다. 기업들은 현재 1조7000억달러(약 1876조원)를 쌓아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고용 의지 부족이다.

◇英 일자리 느는데 성장은 뒷걸음질

영국 경제가 딜레마에 빠졌다. 경제성장률이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느는 등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영란은행(BOE)은 최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이런 현상에 대해 '생산성 수수께끼'라고 표현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경기둔화에도 고용이 느는 것과 관련해 노동생산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4분기 -0.4%로 지난해 4분기 -0.3% 이후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용지표는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6~8월 고용자 수는 2959만명으로 197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7.9%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걸까. 경제학자들은 몇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우선 지난 런던올림픽으로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에 의한 일자리 창출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게다가 올림픽의 고용효과가 크다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커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모순이다.

또 다른 설명은 영국 경제가 과소 평가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는 좋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도 정부의 경제지표에 중대한 수정이 필요한 만큼 비현실적인 설명이다.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이 노동생산성 감소다. 일자리는 늘고 있지만 일자리가 창출하는 성과, 다시 말해 생산성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3개월 사이 증가한 풀타임 고용자 수는 8만8000명이다. 한편 파트타임 직은 12만5000명이나 늘었다. 2007년 같은 기간 풀타임 일자리는 35만5000명 줄었지만 파트타임 직은 72만4000명 늘었다.

통계상 오류도 있다. 일례로 자영업과 파트타임 직업의 경우 서로 겹치기도 해 고용통계에 2중으로 잡힐 수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하락한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블레리나 우루치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소비자와 투자자의 자신감이 낮은 수준"이라며 "고용시장이 이른 시간 안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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