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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워치, 수억짜리 시계의 傳說

최종수정 2012.08.22 12:21 기사입력 2012.08.2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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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이 꿈꾸는 시간의 패션 완결판

드레스워치, 수억짜리 시계의 傳說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수트를 기본으로 하는 남성 정장 패션은 자칫 밋밋할 수 있기에 넥타이, 포켓스퀘어, 커프스버튼, 벨트처럼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액세서리가 중요하다. 특히 시계는 눈에 잘 띄고 착용자의 사회적 지위와 취향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남성 패션의 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정장 패션용 시계의 정석이 바로 ‘드레스와치(Dress Watch)’다. 특히 100년 이상 오래된 전통의 제조사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대신 숙련된 장인들이 직접 만들며, 눈으로 잘 보이지도 않을 초정밀 부품들을 사용해 가격대만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에 이르는 최고급 명품 손목시계를 일컫는다.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드레스와치의 조건이 있다. 일단 금속, 특히 금이나 백금(플래티늄)같은 귀금속으로 만들어져야 하며, 시계의 크기인 베젤 직경은 너무 크지 않게 41mm 이하가 적합하다. 지나치게 반짝이는 등 경박한 느낌 대신 심플하면서도 품격이 있어야 하기에 손목밴드는 금속 대신 가죽 재질이 더 적합하며, LED 디스플레이가 아닌 기계식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큰 특징은 극도로 얇은 두께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보통 메탈 와치처럼 투박한 시계 때문에 불룩 튀어나오면 타이트하고 슬림한 수트의 ‘핏’을 망치게 되고 착용하는 이도 불편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둘째, 두께가 얇을수록 그만큼 제조사와 장인의 기술력이 뛰어남을 증명한다. 제1차세계대전 이후 회중시계의 시대가 끝나고 손목시계의 시대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같은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때문에 오늘날 최고급 드레스와치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롤렉스, 오메가, 까르띠에보다 한단계 높은 최상위권 브랜드 제품들이다. 17세기부터 유럽 세공산업의 중심지였던 스위스 제네바는 지금도 전세계에서 가장 정밀하고 값비싼 초일류 시계 브랜드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들이 만드는 시계는 하나하나가 예술품으로 불릴 정도다.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릭 울트라파인 1955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릭 울트라파인 1955



◆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 2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은 세계에서 가장 유서깊은 시계 메이커다. 스위스 제네바의 시계장인 장 마르크 바쉐론이 1755년 설립했으며 3대 자크 바르텔레미 바쉐론이 1819년 해외 수출을 위해 프랑수아 콘스탄틴과 손잡으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금은 루이비통에 이어 세계 2위 명품기업 리슈몽(Richemont)그룹에 속해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상징은 V자 네 개가 결합한 모양의 ‘성 요한 십자가(몰타 크로스)’ 문양이다. 사랑을 위해 왕위를 포기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왕 에드워드 8세를 비롯해 나폴레옹 황제, 교황 비오 11세,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등이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를 사용한 인물들이다.

모든 제작 과정이 숙련된 장인들의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에 1년에 약 2만개 정도의 소수만이 생산된다. 1979년 118개의 최상급 다이아몬드를 가공해 단 하나만이 만들어진 손목시계 ‘칼리스타’는 당시 500만달러에 팔려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였으며, 현재 가치는 1100만달러를 호가한다.

파텍 필립 Ref 5204p 2012년 모델

파텍 필립 Ref 5204p 2012년 모델



◆ 파텍 필립(Patek Philippe) = 1851년 폴란드 귀족가문 출신 안토니 파텍과 프랑스 출신 장인 아드리앙 필립이 함께 세운 파텍 필립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든 시계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한편 설계와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결한다. 1년에 약 4만개 이상 정도의 시계가 이렇게 생산된다.

1851년 빅토리아 영국 여왕과 부군 앨버트 공의 시계를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교황 비오 9세와 레오 13세를 비롯해 덴마크왕 크리스티안 9세, 이탈리아왕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3세,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 등 유럽 왕가들이 파텍 필립을 애용했다.

1999년 소더비 경매에서 1100만달러에 낙찰된 1933년산 회중시계는 경매 사상 가장 비싼 시계로 기록됐다. 또 201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550만달러에 팔린 1943년 금장 손목시계는 최고가 손목시계 기록을 갖고 있다. 1989년 창립 150주년 기념으로 제조된 ‘캘리버89’ 시계는 개발에만 9년, 1782개 부품이 쓰여 ‘
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로 불린다.

오데마르 피게 로열오크 스켈레톤

오데마르 피게 로열오크 스켈레톤



◆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 앞의 두 곳보다 역사는 짧지만 오데마 피게는 세계 3대 메이커 반열에 손색없는 시계의 명가다. 1874년 당시 20대 초반의 젊은 기술자 줄 루이 오데마르와 에두아르 오귀스트 피게가 설립한 오데마 피게는 창립 140년을 앞둔 지금도 두 설립자의 후손들이 함께 옛날과 변함없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데마 피게는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교한 기술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889년 파리국제박람회에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 ; 자동보정 달력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기능을 한데 담음) 시계를 발표해 유명해진 오데마 피게는 1972년 내놓은 럭셔리 스포츠시계 ‘로열오크’를 내놓으며 기계식 시계의 고정관념을 깼다. 스포츠시계의 대명사가 된 로열오크 시리즈는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며 오데마 피게의 대표적 제품라인으로 자리잡았다. 미하일 슈마허, 리오넬 메시, 샤킬 오닐, 제이지 등 유명 스포츠·팝스타들이 오데마 피게 시계의 팬이다.

브레게 7047BR

브레게 7047BR



◆ 이외에도 1775년 창립된 브레게(Brequet), 1833년 세워진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ltre), 바쉐론 콘스탄틴과 역사를 나란히 하는 블랑팡(Blancpain), 스위스 메이커들과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일의 아랑게운트죄네(A Lange Und Sohne) 역시 세계 최고 반열에 드는 제조사들이다.

예거르쿨트르 듀오메트르 스페로투르비용

예거르쿨트르 듀오메트르 스페로투르비용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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