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명품 시계 콜렉터들은 바쉐론의 메티에 다르 시계를 구입하고 싶어도 무조건 세트로만 사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꺼려왔던 게 사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올해 출시한 '메티에 다르-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를 3개 세트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낱개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바쉐론 콘스탄틴 관계자는 "메티에 다르 컬렉션 시계 중 세트로 나온 제품들은 전부 3~4개 묶음 세트로만 판매해왔다"면서 "이번 컬렉션에서는 3개 세트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낱개로 판매할 수 있도록 본사 방침 자체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워낙 가격이 세다보니 세트로 다 사려면 4개 세트 기준 약 5억원~6억원이 넘는다"며 "이렇게 되면 아무리 구매여력이 있다고 해도 가격 부담이 돼 고객 폭이 확 줄지만 1억원 중반대면 구입할 수 있을 만한 층이 넓어진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메티에 다르-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를 낱개 판매한다는 것이 알려진 다음부터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전 시리즈인 메티에 다르-레 마스크, 메티에 다르-마끼에 시리즈 때보다 전화문의만 40~50% 가량 늘었다.
메티에 다르-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가 이토록 관심을 받는 또다른 이유는 기존 제품들보다 더 쉽게 제품의 예술적 가치를 표현했다는 점에 있다. 이번 시리즈는 네덜란드 예술가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작품을 토대로 했다. 그는 똑같은 도형을 한 평면 안에 빈틈없이 연속해 그려내는 반복적인 페이빙 기술, '테셜레이션' 기법을 주로 사용하곤 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 시계 공예기술과 접목돼 화려한 디자인을 뽐내고 있다. 이 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은 1억50000원 상당의 비둘기 형상을 한 '도브(Dove)'시계로 에나멜로 처리된 장식 위에 다이아몬드 세팅이 돼있다.
바쉐론 콘스탄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20개 한정인 이번 시리즈 제품 중 국내에 No.17을 들여와 선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세트보다 낱개 판매가 더 잘되며 특히 이번 시리즈 제품은 예술에 조예가 깊은 시계 컬렉터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쉐론 콘스탄틴은 1775년 창립 이후 257주년을 맞아 시계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급 시계 브랜드로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와 함께 세계 3대 고급시계로 손꼽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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