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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을 법정에 세우고 깔깔? - '멋진 악몽' 미타니 코키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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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을 법정에 세우고 깔깔? - '멋진 악몽' 미타니 코키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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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김재연 기자] "웃음이 없는 작품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나는 항상 어떻게 하면 사람을 웃길 수 있을까 고민한다. 웃음은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깔깔' 웃음이 터지는 코미디의 틀 안에서 기쁨과 슬픔,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감독 미타니 코키가 한국에 왔다. 그것도 일본 최고의 여배우 후카츠 에리와 함께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매직 아워' 등의 영화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겨울 통산 다섯 번째 연출작 '멋진 악몽(ステキな金縛り, 19일 개봉)'을 내놨다. 부인의 살해자로 몰린 남편 변호에 나선 에미(후카츠 에리 분)가 사건 당시 가위에 눌려 있었다는 의뢰인의 알리바이를 입증하려고 421년 전 죽은 무사 유령(니시다 토시유키 분)을 법정에 세운다는 기발한 설정의 영화다.
언제나 웃음을 통해 세상의 긍ㆍ부정을 반복하며 바깥 세상과 삶을 변주하는 그의 웃음 철학은 '멋진 악몽'에서도 여전하다. 거창한 주제를 직접 말하는 대신 여러 배우들이 순식간에 '치고 빠지는' 시추에이션 코미디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은근한 성찰이 절로 묻어난다. 명실공히 일본 최고의 코미디 감독 미타니 코키에게 '멋진 악몽' 이야기를 들어본다.

유령을 법정에 세우고 깔깔? - '멋진 악몽' 미타니 코키 감독 인터뷰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에도 미타니 코키 팬이 상당히 많다.
감사할 따름이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을 한국어 버전으로 본 적이 있는데 관객들이 '그릇 깨지듯'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나도 배우의 움직임을 보고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코미디가 하위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증거가 아닐까.

연극과 영화, TV 드라마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멋진 악몽'은 영화를 위해 구상한 작품인가.
처음부터 영화로 구상했다. 각본 발상 과정에서 나는 언제나 영화와 연극 중 어느쪽이 나은지를 고민한다. 연극이 공간 안에 한정되어 있다면, 영화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기를 바랬다.
후카츠 에리를 처음부터 주연으로 염두에 두었다.
작품을 할 때는 언제나 배우를 고민한다. 특히 코미디에서는 어느 배우가 어떤 역할을 연기하느냐가 작품의 성패를 결정할 수 있다. 후카츠 에리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코미디를 하고 싶었고, 10년 전 개를 산책시키다 퍼뜩 떠올랐던 아이디어를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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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악몽'에는 일본의 내로라하는 특급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비결이 있나.
그건 배우한테 물어보는 것이 맞다. 추측해보건대 내가 배우들을 철저히 존경하고 그 배우에게 최대한 장점을 끌어내려고 하기 때문일 것 같다. 일본의 모든 인기 배우를 다 출연시킬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출연료와 일정 때문에 거절당한 적도 꽤 된다.(웃음)

항상 자신의 각본으로만 작업한다. 스스로 장, 단점을 꼽는다면.
내가 쓴 대본으로 연출을 해야 정답을 알 수 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야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전달하기 쉽고, 현장에서 고민할 일이 적다. 물론 "내가 내리는 답이 정답일까?" "배우와 함께 고민하며 진행하는 과정이 있으면 나도 몰랐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 그러나 남의 대본으로 영화 작업은 안 할거다. 나는 원래 각본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업을 남에게 넘겨주기는 싫다.

존경하는 감독을 꼽는다면.
각본가로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빌리 와일더('뜨거운 것이 좋아' '사브리나')고, 감독으로 일할 때 내 선생님은 우디 앨런('맨하탄' '애니홀')이다. 각본이 가장 완벽하다고 여기는 영화는 빌리 와일더의 1960년작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The Apartment'다. 지금 봐도 설정은 참신하고 기발한데다 시니컬한 면까지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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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대지진 이후 작품의 스타일에서 변화를 꾀한 것이 있나.
지난해 대지진 당시 도쿄에서 진지한 메시지의 연극을 하고 있었다. 가을에도 같은 종류의 연극을 기획하다가 방향을 틀었다. 당시 관객이 원하는 것은 진지함과 심각함이 아닌, 따뜻한 웃음을 끌어낼 수 있는 코미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거 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많은 웃음이 나왔다. 뿌듯했다. '멋진 악몽'도 그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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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김재연 기자 birdcage@·사진_이준구(ARC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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