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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쏘는 전통시장 "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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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종합어시장 상인들이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인천종합어시장 상인들이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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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전통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상인들 스스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

11일 오전 11시 인천시 중구 항동에 위치한 '인천종합어시장'(이하 어시장). 김장철 새우젓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전통시장에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서해안 인근 연안에서 어민들이 직접 포획한 싱싱한 수산물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꽃게와 전복, 광어, 우럭, 멸치, 김 등을 열심히 고르고 있었다. 또 김장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새우젓 등을 판매하는 젓갈부로 발길을 옮기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겨울이 다가옴을 실감케 했다.

부천시에서 장을 보러 온 남상연(54ㆍ여)씨는 "대형마트보다 김치 양념 재료들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김장철에는 특히 더 전통시장에 온다"며 "시장 상품들이 마트 못지 않게 깔끔하게 정돈돼 있고 소량 구입도 가능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 주말 3만명 방문 시장 활기= 어시장은 평일 이용 고객이 6000여명에 달한다.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시장투어 버스들과 차량으로 300대 규모의 주차장이 꽉 찰 정도라는 게 조합측 설명이다.
박천 상무이사는 "중기청과 시장경영진흥원에서 시설현대화 및 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한 이후 상인들은 물론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늘었다"며 "주말에는 3만여명이 함꺼번에 찾아오기 때문에 시장 인근 주차장과 도로까지 마비될 만큼 크게 붐빈다"고 말했다.

어시장은 35년 전통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종합 유통시장이다. 현재 9289㎡ 규모에 700개 점포, 상인 2000여명이 장사를 하고 있다. 이곳의 장점은 선어도소매부, 패류부, 활어부 등 수산물을 구획별로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다. 또 물기로 질척거리던 바닥에 아스콘을 깔고 배수구를 최대한 확보해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30년째 어시장에서 젓갈류를 판매하는 '태창상회'의 김말임(60ㆍ여)씨는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 간판 등 시설도 새로 바꿔주고 상인대학을 통해 서비스 교육도 가르쳐주면서 매출이 더 오르고 있다"며 "사람들이 부쩍 늘어 시누이까지 거들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시장을 떠나 20분 가량 차량으로 이동해 오후 2시30분께 도착한 신기시장. 이곳의 모습도 역시 활기찼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홍재축산도매' 정육부스에 서 있던 건강한 네 명의 남자 직원들은 몸집과 다르게 상냥한 인사로 방문자들을 반겼다.

인천 신기시장에서 3대째 '반찬나라'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왼쪽부터 며느리, 시할머니, 시어머니). 이 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밀려드는 성공 점포다.

인천 신기시장에서 3대째 '반찬나라'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왼쪽부터 며느리, 시할머니, 시어머니). 이 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밀려드는 성공 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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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에도 희망ㆍ기회의 땅= 이 시장은 인천시의 전통시장 가운데 점포당 방문 고객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도 선정될 만큼 인기가 높다. 전국에서 유명한 우수 점포들도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찾아간 곳은 77살 된 어머니와 그 딸, 그리고 며느리가 3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는 '반찬나라'. 하루 방문객이 100여명에 달하는 곳이다.

시장 반찬 가게에서 소포장 1000원 판매라는 마케팅을 도입해 경쟁력을 키웠고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딸의 두 아들까지 이곳에서 만든 음식을 이용한 도시락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한 회사의 구내식당까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시장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해 온 가족이 참여하는 외식 회사로 거듭난 성공 사례다.

최근에는 맛과 질에 비해 1000원은 너무 싸다며 가격을 올리라는 단골고객들의 정성어린 목소리에 소포장 반찬 가격을 2000으로 올렸다. 가격은 올랐지만 이 가게의 반찬은 여전히 전국 각지의 고객들한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며느리 전달님(25)씨는 "젊은층들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생각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라며 "열심히 하면 일반 직장인들보다 훨씬 많은 수익이 보장될 만큼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통시장은 현재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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