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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입혀주는 여자의 새로운 도약(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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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입혀주는 여자의 새로운 도약(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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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양 디자이너 'LAB#1106' 현대百입점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옷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수록 편안하고 실용적인 옷, 대중들이 즐겨 입을 수 있는 옷이 좋아지네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한 카페에서 만난 패션 디자이너 김시양씨. 어지간한 패션애호가라면 김씨의 이름과 그의 브랜드 LAB#0428, LAB#1106은 낯설지 않다.
그동안 명동과 신사동에 있는 편집숍에서 그의 패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백화점에서도 그의 옷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는 오는 17일 현대백화점 입점을 앞두고 그는 좀 더 대중적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저는 소소한 일상이나 유년시절의 추억에서 많이 영감을 받거든요. 사람이랑 그 사람이 디자인한 옷은 정말 똑같아요. 옷은 정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기분이 좋고 행복할 때만 옷을 만들어요. 그래야 입는 사람도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는 '행복'을 재단하는 디자이너다. 스스로 옷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입는 사람의 행복감이라고 말한다.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입는 사람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제가 지난해부터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인생은 짧구나'라는 생각에 즐겁게 일하려고 노력을 하죠. 일도 열심히 하고 취미도 가지려고 노력해요. 그 동안 너무 일만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최근에는 첼로도 배우고 발레도 배우기 시작했어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서일까. 오히려 일은 더 잘 풀리기 시작했다. 최근 백화점 입점과 더불어 꽤 큰 규모의 영화의상 작업도 두 개나 맡게 됐다.

"영화작업을 하게 됐어요. 둘 다 고증이 필요한 의상인데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 중이에요. 일이 많아도 옷을 만드는 일은 정말 즐겁습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디자인은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 활동과 더불어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그는 일에 치중하다보니 남편과 9살 난 아들에게 소홀한 점이 미안하다는 마음도 전했다.

"학교에 저만큼 안가 본 엄마가 있을까 싶어요. 제가 아직 김밥도 못 싼다면 말 다했죠? 그런데 우리 아들이 이런 엄마가 좋다고 그래요. 엄마가 TV에 나오고 이런 걸 보면서 좋아해요. 얼마 전에 '우리 엄마는 아줌마가 아니라 숙녀다'라고 하는 걸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죠."

인형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옷이 너무 좋아서 그것만 보고 달려왔다. 옷을 만들고 있지 않은 김시양은 생각할 수가 없다. 요즘 그의 주변은 온통 캐롤이다.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디자인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평생 디자이너로 살다가 죽는 게 제 꿈이에요.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괴롭히기도 하지만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찾는 것이 앞으로 제 디자인의 목표입니다."



박소연 기자 muse@
사진 이재문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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