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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의 차별화' 1억원으로 100억원 '빌딩' 주인된다

최종수정 2010.09.09 15:04 기사입력 2010.09.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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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주 회장 "반값 경매시대, 경매펀드는 작품"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반백의 머리를 자연스럽게 넘긴 중년의 신사가 강연장에 들어섰다. 그는 강연장을 빽빽히 매운 사람들을 뒤로 하고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강명주 지지옥션 회장이었다. 대한민국 법원 경매업체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지지옥션을 시작부터 현재까지 이끌어온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그를 쉽게 알아볼 수 없었다. 1년 전 지지옥션 양평 연수원에서 만난 그가 아니었다. 벙거지 모자에 축 늘어진 반바지 차림으로 '1박2일 경매 집중교육' 수강생들을 맞던 '그'와는 달랐다. 후덕한 파전과 걸죽한 막걸리를 대접하며 본인은 한사코 막걸리를 거절했던 소탈한 '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나이 60에 새로운 도전이 그를 흥분과 긴장속으로 밀어 넣었다. '지지자산운용사'의 설립과 '경매펀드'의 출시 때문이었다. 그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투자자들을 모집 경매 물건에 투자하는 경매펀드를 출시하겠다는 생각을 본격 행동에 옮겼다.

이에 지난 7월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인가도 받았다. 비금융권에서 자격을 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해냈다. 그는 잘 나가던 지지옥션 회장직을 CEO영입과 함께 뒤로 하고 '지지자산운용사'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후회가 없었다.
지난 8일 명동 은행회관 지지자산운용 사업설명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도 새로운 도전의 서막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날 지지자산운용은 앞으로 나아갈 로드맵에 대해 설명했다. '지지자산운용'은 새로운 방식의 경매투자법을 제시했다.

경매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덩어리가 큰 경매물건에 투자해 이를 매매, 임대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펀드다.

경매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취등록세 30% 감면 양도소득세 100% 감면 ▲규모의 경제 확대 ▲전문인력을 통한 수익률 증가 ▲자금 보관 및 관리의 안전 등으로 꼽힌다.

또 자금을 투입해 얻을 수 있는 수익도 가늠할 수 있다. 주식시장과 달리, 경매 물건은 감정가와 시세가 정해져 있다. 낙찰이 되지 않고 유찰된 물건을 낙찰 받으면 그만큼 수익을 얻는다.

아주 새로운 방식의 투자는 아니었다. 이미 경매펀드는 5개 출시돼 각기 다른 수익률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존 펀드와는 차별화된 상품을 구상 중이었다.

"지금은 반값 경매시대다. 특히 감정가격이 높아 덩치가 큰 물건의 경우 많이 유찰돼 있다. 이같은 물건을 대상으로 유치권, 예고등기 등 경매 위험요소 제거에 능통하고 토지 용도 변경 등 각종 부동산 법제에 밝은 지지옥션의 전문인력이 펀드 투자를 위한 물건을 준비한다. 특히 강남, 용산 등 수요가 많고 개발 호재가 뚜렷한 곳을 공략한다. 이어 투자자 모집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인다. 시작은 사모펀드로 모집한다. 소수 인원의 소액자본을 끌어들여 감정가 100억원 규모의 물건을 사들인다. 규모가 큰 물건일수록 유찰 횟수가 큰 경우가 많다. 낙찰가격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투자자의 수익 증가를 의미한다."

강준 지지자산운용 투자운용 본부장은 자사의 경매펀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강연이 끝나자, 사람들은 투자상담석에 줄을 서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경매 법정을 좀 다녀본 사람이면 빌딩, 상가 등 덩치가 큰 물건의 유찰률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았다. 또 경매업계에서 지지옥션이 권리분석을 한다. 소수만 투자할 수 있다니 경쟁심리도 작용했다. 소액으로 골치 아프게 고민하다, 낙찰받느니 차라리 펀드를 가입하겠다는 심리도 작용했다.

강 회장은 일어나 비장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봤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강회장은 "30세 후반 경매정보지를 창간해 현재 전국 각 지역에 배포하는 등 업계 최고의 업체로 키워냈다"며 "지지옥션에 이어 지지자산운용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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