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정의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려면 사회의 행복을 극대화하거나(공리주의-최대다수의 최대행복), 개인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자유주의-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극대화)으로는 부족하며, 좋은 삶은 무엇인지에 대한 공동선(共同善)을 고민하는 공동체의 미덕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러한 주장에 상당히 공감하게 된다.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돈이 되지 않는 학문 분야는 대학에서 사라지고 있고, 대학들은 자유와 정의, 인간의 권리나 삶의 의미, 지성을 갖춘 전문 인력 육성 같은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고 경쟁하기 보다는 연구비 수주 규모, 영어 강의 비율, 발전기금 규모와 학교 서열 같은 피상적이고 물량적인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인권과 약자에 대한 배려는 경제라는 이름으로 무시되기 일쑤며, 노사분규가 발생하면 경제를 망치는 쪽은 늘 노동자들이라고 말들 한다. 심지어 경제가 어려우니 노동조합활동도 하지 말고 자제하라고 한다. 경제가 좋아져 기업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도 그 과실은 주로 국내, 외국 자본가들이나 대기업에 돌아가고 노동자나 중소기업은 그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
이렇게 돈과 경제가 사회의 중심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들이 거론되지만 그 중 핵심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간은 끝없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인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행복의 척도가 부(돈)이기 때문에 '행복 = 돈'이고 자연스럽게 '행복추구 = 돈의 추구'가 되며, 지나친 돈의 추구는 결국 탐욕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탐욕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진정한 정의도, 진정한 행복도 아니다. 그래서 샌델 교수는 진정한 정의의 실현을 위해 공동선, 공동의 미덕을 찾아내고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공정사회'를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철학으로 하여 정책을 추진한다고 한다. 두 손 들고 환영한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기득권층부터 희생과 양보로 공정한 사회를 위해 실천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의사회 구현'을 외치던 제5공화국 군사정권의 공허한 구호를 다시 경험하는 불행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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