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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란 제재, 시험대 오른 외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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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융, 무역, 운송, 여행, 에너지 분야 등 포괄적인 대(對) 이란 제재조치를 어제 공식 발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102개 단체와 24명의 개인을 금융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한국 기업의 이란 석유ㆍ가스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은 2개월간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제재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제재 결의 1929호에 따른 것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의장국으로서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의 역할을 거부할 명분이 없는데다 우리 이해관계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북한에 우라늄 농축관련 핵개발 기술을 전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핵 비확산 제제 이행에 동참하는 것은 우리의 안보이익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제재 조치로 인해 생길 경제적 피해다. 이란은 주한 대사와 부통령등이 나서서 한국이 제재에 동참할 경우 "손 놓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적 보복을 가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한국 제품에 높은 관세와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했다.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정 정도의 경제적 불이익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대이란 교역규모는 97억4000만 달러, 교역업체 수는 2142개사로 우리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국이다. 대이란 수출 기업 가운데 100만 달러 미만의 중소 수출업체가 80.9%로 주로 중소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이란 제재 조치로 대이란 수출에 연간 40억 달러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실물경제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정상거래의 경우 한ㆍ이란 간 원화 결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 수출입업체에 대한 지원방안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란이 보복조치를 가시화하면 효과는 미지수다. 수교 48주년을 맞은 이란과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또 보복 조치의 수위를 최대한 낮추도록 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이란에 제재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외교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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