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70년대에도 원조교제·잉여인간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9월 2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단편소설 ‘잉여인간’의 저자 손창섭 작가가 지난 6월 23일 폐질환 치료를 받던 일본 도쿄 부근의 한 병원에서 향년 88세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故) 손창섭 작가는 한국의 황폐한 사회 현실과 개인의 불구적 삶을 형상화한 작품들로 1950년대 한국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였으나, 1973년 일본인 아내와 돌연 일본으로 떠나버린 뒤 37년간 은둔생활을 하며 행방이 묘연해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잊혀진 작가’이기도 했다.

변화속도가 빠르다는 한국사회에서도 그의 소설속에 드러난 인간들의 모습은 오늘날과 별반 다를 게 없으며 원조교제에 청년백수, 변태성욕자 등 사회문제 역시 여전하다. 얽히고 설킨 인물간의 관계는 요즘 통속 드라마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며, 파격적인 성묘사와 디테일한 인물표현은 무라카미 류의 '풍속(?)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그가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삼부녀’를 비롯, 남기고 간 작품 3권을 소개한다.
1. 삼부녀
http://www.yes24.com/24/goods/4135946


70년대에도 원조교제·잉여인간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 전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손창섭이 한국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발표한 마지막 작품으로,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가족 해체의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1970년에 처음 발표되어 원조교제, 계약 가족 등 파격적인 스토리 구성으로써 한국의 인습적인 가족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 가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주인공 강인구는 40대 중년 남성으로, 자신의 동서(同棲)와 바람이 난 아내와 이혼하고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친구 계 사장으로부터 미모의 여대생을 소개 받아 데이트를 ‘계약’한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대주고 연애를 즐기는, 오늘날의 원조 교제이다.
그런 한편 요정에서 술을 따르는 친구의 딸을 대부(代父)로서 돌봐주기로 한다. 이혼한 어머니와 재결합할 것을 요구하는 두 딸과의 사이는 점점 틀어지고 결국 두 딸은 집을 나가버리고 그는 홀로 남는다. 한국의 인습적인 가족 관계를 회의해 오던 그는, 결국 교제하는 여성과 친구의 딸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계약가족’의 생활을 꾸린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을 그려낸다.

2. 손창섭 작품집
http://www.yes24.com/24/goods/3747434


70년대에도 원조교제·잉여인간이? 원본보기 아이콘

'비 오는 날' 등을 통해 불구자, 정신적 장애자 등 낯설고 기이한 인간형들을 선보인다. 이러한 인물들은 인간에 대한 모멸의식의 산물이자 전후의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비유일지 모른다. 후기작 '잉여인간'에 이르러서는 좀더 긍정적인 색채를 띄긴 하지만 전후의 궁핍한 생활과 황폐한 인간성을 극대화했다고 평가 받는 저자. 바로, 가장 문제적인 전후 소설가로 꼽히는 소설가 손창섭이다. 그의 대표 단편 여섯 작품을 골라 수록하고 있다.

3. 인간교실
http://www.yes24.com/24/goods/3070837


70년대에도 원조교제·잉여인간이? 원본보기 아이콘

작가 손창섭의 장편 세태소설. 1963년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당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동성애, 연상연하 연애, 페티시즘, 훔쳐보기, 몰래카메라 등의 만화경 같은 세계를 솔직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 통속소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동성애, 연상연하 연애, 페티시즘, 훔쳐보기, 몰래카메라 등의 만화경 같은 성풍속도를 연출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서 ‘숭고’를 표방하는 이념, 즉 ‘인간개조’나 ‘인간혁명’ 같은 1960년대 ‘혁명’ 주도세력의 통치이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