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및 사원급 중심 퇴사율 높아..낮은 급여에 불만
자동차는 신차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문인력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데, 핵심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자칫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퇴사는 주로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대리나 사원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이직을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동종 다른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큰 차이를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의 퇴사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연구개발 및 디자인, 생산기술 등 GM대우 R&D 관련 인원은 약 2500명 정도인데, 많은 숫자가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GM대우 출신 관계자는 "지난 4월 유기준 R&D부문 사장이 물러난 이후 연구개발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GM대우 출신 인력들의 지원이 올 들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으며 현대차 역시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수 없지만 GM대우 에서 온 인력이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 비전에 대한 불확실성도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GM이 정상화 과정을 밟으면서 이 같은 불안감은 많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에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GM대우가 생산기지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한 몫 했다.
GM대우 출신 관계자는 "아무래도 불확실한 비전이 문제"라면서 "GM대우가 GM의 메인이 될 수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미국 회사인 만큼 사업 중심은 국내가 아닌 미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GM대우는 올해 상반기에만 5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이 가운데 400명이 R&D 관련 인력일 정도로 이 분야 강화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퇴사 인력 보다 더 많은 직원을 새로 뽑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할 직원 60~70명 정도만 경력사원일 뿐, 500명 가운데 대다수인 430여 명이 신입직원으로 구성됐다. 경력 보다는 신입직원의 선호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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