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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떠넘기기..대우조선 매각 '산넘어 산'

최종수정 2008.12.29 11:43 기사입력 2008.12.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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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매매대금 지급 조건을 완화해달라는 한화 측 요구에 대해 최장 한달간 매매계약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명분 쌓기에만 급급해 책임을 한화 측에 떠넘기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적정가격이 아닌 무조건 비싼 가격에 대우조선을 매각하자는 생각에 세계 금융위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산은이 한화의 주요 요구 사항이었던 인수대금 분납 요구는 물론 양해각서(MOU)내용의 주요 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국 시간끌기에 대우조선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산은, 한화에 떠넘기기=산은은 28일 오후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입장발표를 갖고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중대성을 감안해 매도인의 권리 행사를 내년 1월 30일까지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또 한화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한화가 보유한 자산을 매입해 주기로 했다. 산은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한화그룹 보유 자산을 매입할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6조원이 넘는 매각 대금 중 일부를 현물로 받아주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

결국 매도자로서 최대한 대우조선 매각 건을 유지하려는노력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딜 마무리 여부를 전적으로 한화의 선택에 맡겼다.

겉으로 볼땐 한화의 요구를 어느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적으로는 MOU내용 주요부분을 유지하며 공을 한화에 넘김으로써 명분쌓기에 주력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한화가 MOU에 규정된 지급조건 이행은 재무 상황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우려가 있어 매매대금 지급 조건 완화를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입장을 수용하지 않으면서도 자칫 무산될 경우의 부담에 결국 계약기간 연장이라는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그동안 산은은 예정대로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해 계약을 전면 무효화하고 한화가 MOU 체결시 납부한 3000억원을 반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 달만에 없는 돈 생기나=산은의 기한 연장에도 불구, 한화측은 요구조건을 산은이 사실상 수용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그만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 측은 국제금융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을 산은이 인정한 것은 다행이지만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실사후 본계약 체결'과 '자금 납부 시한 연기' 등 두 가지 요구 조건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때문에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한화와 산은이 협상에 임할 경우 한화 자산 가치에 대한 산은 측의 견해와 실사 가능 여부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원칙 없이 일처리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광래 대우조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적정가격이 아닌 무조건 비싼 가격에 대우조선을 매각하자는 생각에 세계 금융위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한화도 본계약을 1개월 연장해봐야 없는 돈이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화가 자금조달을 못한 게 근본적인 문제인데 그걸 해결하지 않고서는 본계약을 연기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조 부위원장은 또 "아무리 가계약이었다고는 하지만 자금 마련 등 종합적인 한화의 상황을 검토해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건 산업은행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우조선 매각은 현재 금융위기 상황이 향후 한 달 동안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한상황에서 한화의 자체자금조달이 여전히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각까지는 험난한 수순이 예고될 것으로 보인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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