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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극영화의 '흥행조건' 찾았다. '쌍화점'서 '미인도'까지

최종수정 2008.12.21 10:09 기사입력 2008.12.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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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고경석 기자] 영화 '미인도'의 성공이 최근 한국영화계에 화제다. 올 한해 개봉된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을 낸 영화가 10편 미만임을 감안하면 국내 극장수입만으로도 제작비를 벌어들인 '미인도'의 성공은 대단하다 말할 수 있다. '미인도'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어 22일까지 250만여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인도'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오는 30일 한국 영화의 명운을 걸고 개봉하는 '쌍화점'. 같은 웰메이드 사극으로, 흥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쌍화점'이 배워야할 점은 무엇일까. '미인도'를 통해 '쌍화점'의 흥행 포인트를 알아본다.

◆ 요인 하나, 신선한 소재

'미인도'가 관객의 눈길을 끌었던 점은 신윤복을 남장여자로 설정해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한 에로틱한 상상력을 더했기 때문이다. 에로티시즘과 사극을 접목한 영화로는 최근 '가루지기'가 있었지만 '미인도'는 코미디를 배제하고 멜로드라마에 근거한 에로티시즘을 추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미인도'는 '황산벌' '왕의 남자' '신기전' 등 한국영화에 흥행코드로 자리잡은 팩션 사극의 계보를 잇는다. 신윤복이나 김홍도의 삶에 대해서는 거의 사료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 오히려 '미인도' 제작진은 신윤복을 둘러싼 가상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흥미를 유발시켰다. 18세 이상 성인관객을 적극 공략한 것이다. 특히 30~50대 관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홍보 전략을 세움으로써 '미인도'는 비교적 평이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흥행을 이뤄낼 수 있었다.

'쌍화점' 역시 팩션사극이다. 그리고 고려말 공민왕과 그를 호위하는 호위무사와의 관계를 '동성애'로 설정함으로써 다소 충격적이지만 '신선한 소재'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주진모와 조인성, 송지효와 조인성의 각기 다른 성의 사랑법을 비교함으로써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쌍화점' 역시 이들 요소를 전면에 내세워 18세 이상 성인을 적극 공략한다면 '미인도'이상의 흥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


◆ 요인 둘, 차별화된 마케팅과 홍보

'미인도'가 25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마케팅과 홍보'를 들 수 있다. 영화가 하나의 상품인 이상 마케팅과 홍보는 필수적이다. 영화를 어떻게 포장하고 판매하느냐에 따라 흥행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미인도' 제작진은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원작소설보다 시나리오가 먼저 완성된 작품이지만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사실이 이미 공개된 터라 드라마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미인도'는 멜로드라마를 강조하는 한편 에로티시즘을 부각시켜 야한 역사 멜로영화나 '색, 계'의 아류로 전락하는 것을 막았다. '색, 계'의 에로티시즘을 환기시키면서도 전혀 다른 멜로드라마적 코드와 신윤복의 그림 '미인도'를 활용한 예술적 코드를 강조한 것이다. 제작과 투자를 맡은 예당엔터테인먼트의 최준영 부사장은 "모두가 투자를 기피했던 작품이었지만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영화만의 것을 보여준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쌍화점' 역시 송지효 조인성의 노출과 주진모-조인성의 동성애를 적극 홍보에 활용, 인지도를 높인 후 '충무로의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작품이란 점과 주진모 등 3명의 열연을 앞세운 '웰메이드 사극'이란 점을 적극 알린다면 '선 인지도 상승-후 이미지 고양'이란 전략도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요인 셋, 입소문과 개봉 시기, 그리고 제작비의 최소화

최준영 부사장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출신으로서 오랫동안 음반 마케팅에 대해선 전문가였다. 그가 '미인도'를 제작하며 가장 신경 쓴 것은 마케팅·홍보와 관련한 개봉 시기다. '미인도'가 흥행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개봉 시기를 잘 잡았기 때문이다. 영화 '황진이'가 드라마 '황진이' 이후에 개봉해 흥행에 참패했던 기억 때문에 투자자들과 제작자들은 '미인도'를 기피했지만 최 부사장은 오히려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이용했다. 드라마가 홍보될 때 함께 개봉해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최 부사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올 1월 초에 투자가 결정돼 제작에 착수한 '미인도'는 32억원이라는 비교적 사극으로는 적은 제작비를 들여 완성됐다. A급 스타를 쓰기보다는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기용해 제작비를 줄였다. 또한 제작기간을 최소화시키고 경제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예정된 개봉시기에 맞춰 작품을 완성했다. 섬세함이나 치밀함에서는 다소 흠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미인도'는 많은 관심을 끌며 결국 24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쌍화점' 역시 기자시사회 이후 퍼지고 있는 좋은 입소문의 이유로 영화에 대한 힘도 힘이지만 최근 '미인도'로 시작된 고품위 노출사극에 대한 관심의 발로라 할 수 있다. 특히 영화 자체의 힘은 '미인도'를 훨씬 능가한다는 평가도 '쌍화점'을 더욱 고무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 역시 개봉시점가 가장 큰 기회가 되고 있다.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12월30일 개봉, 주말인 내년 1월 4일까지 이어지는 '연말 신년 랠리'는 이 영화의 최고의 이점이다. 따라서 제작사가 기대하고 있는 첫주말 200만명 동원도 꿈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최근 '아내가 결혼했다'를 시작으로 '미인도' '과속스캔들'로 이어지는 한국영화들의 선전도 '쌍화점'을 고무시키고 있다. '쌍화점'이 살아야 한국영화가 살아날수 있다는 국내 영화계의 긴박한 외침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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