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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반값?..제대로 알아야할 경매감정가의 함정

최종수정 2008.12.15 11:32 기사입력 2008.12.1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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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 차이로 시세보다 20∼30% 높은 물건 수두룩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법원 경매시장에서 '반값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무늬만 반값 아파트'로 수요자들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집값 하락폭이 큰 지역에 나온 신건(최초 감정가로 시작하는 물건)의 경우 경매 시작가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매시장을 기웃거리는 초보 응찰자들의 경우 감정가만 믿고 덤볐다가 일반 매매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아 낭패 볼 수도 있다.

여러 번 유찰되면서 실제 시세보다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최초 시작가격 자체가 높다보니 반값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양천구 목동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인 현대하이페리온(전용 167㎡)은 지난 9월 감정가 25억원에 경매를 시작했다. 이후 3차례나 유찰되면서 최저가는 12억8000만원으로 최초 가격에서 반토막났다.

하지만 이 경우가 감정가가 높게 책정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 주상복합의 감정가격은 지난해 8월에 매겨졌다. 감정 이후 경매절차가 늦어지면서 13개월 만인 지난 9월에 입찰이 시작됐다. 그 새 목동 집값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재 시세는 17억∼19억원 수준. 1년 새 집값이 요동치면서 애초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20∼30% 가량 높게 매겨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이 경우 최소한 2회는 유찰돼야 정상적인 시세에서 경매가 시작되는 셈이다.

서초구 방배동 e-편한세상(198㎡) 아파트도 여러 차례 유찰을 거듭하면서 4번째 입찰을 앞두고 있다. 5개월 전인 지난 7월 감정평가 기준으로 감정가는 26억원이지만 최근 시세는 20억원 안팎이다.

시세 대비 20% 이상 높은 가격에 경매가 시작됐고 고가 아파트로 응찰할 만한 사람이 적은데다 1층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최저가 13억3120만원까지 떨어졌다.

경매 부동산의 감정가와 시세의 가격 차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차 때문이다. 경매 절차상 감정평가는 매각준비 기간 초반부에 진행되는데 첫 경매의 진행은 대개 감정시점으로부터 빠르면 3~4개월, 늦으면 6개월 후에 이뤄진다.

이 기간마저도 경매개시 결정 이후 중간에 이해관계인의 이의신청이나 항고가 없거나 매각준비과정에서의 누락ㆍ착오 사항 등이 없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만약 변수가 생기면 첫 경매일은 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유찰될 경우 그때마다 1개월 정도 뒤에 차후 경매가 진행되므로 유찰이 잦을수록 응찰자가 응찰을 위해 시세를 조사하는 시점과 감정시점은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현대하이페리온이나 방배동 아파트의 경우 감정평가 시점이 지난해이거나 금융위기와 부동산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이어서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신건이나 1회 유찰된 물건에 응찰하게 될 때 꼼꼼하게 시세조사를 하지 않으면 시세보다 비싼 값에 낙찰받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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