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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천하’ 무너진 무선 인터넷 제패의 꿈

최종수정 2008.12.10 16:19 기사입력 2008.12.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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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무선 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가 결국 생존의 큰 기반을 잃고 말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개정을 통해 내년 4월 1일부터 국내에 유통되는 휴대전화에 대한 위피 의무 탑재를 해지키로 한 것이다.

업체간 불협화음,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와 퀄컴의 부추김으로 한·미 통상현안 과제로까지 올라오는 등 온갖 고난을 겪고 지난 2005년 4월 1일 시작한 위피 탑재 의무화 정책은 정확히 ‘4년 천하’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싶어도 위피 때문에 들어올 수 없었던 애플,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외산폰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수월해져 내년부터 국내 이통사 매장에서 다양한 글로벌 히트폰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위피는 개인용 컴퓨터(PC)의 운영체제(OS)와 같이 휴대전화에서 무선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무선 인터넷 플랫폼중 하나다. 한국은 이동통신 업체들이 표준화 된 플랫폼으로 응용 프로그램이 호환될 수 있도록 해 비용 낭비를 막고 소프트웨어(SW) 업계의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위피 개발을 추진했다.

당시만 해도 위피는 상당히 필요했다. 80년대 초반 PC시장이 열리면서 수많은 OS와 소프트웨어가 난립했던 것처럼 2000년대 초반 휴대전화를 통한 무선인터넷은 시장이 막 열릴 시기였다. 누구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던 시절이었기에 한국은 위피로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키운 후 세계시장에 진출해 표준 기술로 자리잡도록 하려는 포부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업체간 이견과 갈등이 많아 위피 개발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세계 시장의 빠른 흐름에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무선 인터넷 시장의 가능성을 예측한 글로벌 거대기업들은 앞 다퉈 자신들의 플랫폼을 개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발 빠르게 시장에 진출하는 등 위피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결국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위피는 ‘국내용’으로만 치부됐고 위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던 소비자들은 이제 아이폰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며 비난하고 있다.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난 위피는 이제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의무화 폐지로 위피 자체가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통 3사가 여전히 위피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없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지금부터 위피가 향후에도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위피 개발을 추진했던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은 위피개발자포럼(WIDEF)은 17일부터 이틀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2008 KWISF & WIDEF 위피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해 위피의 미래를 논의한다.

위피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했던 수백여 업체들은 당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위피의 그늘에서 벗어남으로써 범용 모바일 OS가 탑재되는 전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확대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향후 ‘무선 인터넷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여 무선인터넷 관련 업체들의 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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