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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차별없는 '열린 다문화사회'를 위해

최종수정 2020.02.02 21:56 기사입력 2008.12.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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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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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미국 44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유권자들이 변화를 포용하면서 인종의 장벽이 무너지다'라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그의 당선은 인종차별과 편견을 뛰어넘어 이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소수의 유색인종과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줬고, 미국이 혈통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차별없는 열린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줬다.

우리나라도 국제결혼이 급증하면서 이른바 '다문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제결혼 이민자는 2003년 4만4000여 명에서 2007년 10만6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2006년 한 해에 결혼한 농어촌지역 남성의 41%가 외국여성과 가정을 꾸렸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안산의 '국경없는 마을'이나 이태원 '무슬림 거리'처럼 전국에 걸쳐 50여 개 이상의 외국인 집단거주지역이 형성돼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올해 초 발표한 2008 국내 10대 트렌드의 하나로 '가정과 사회의 다문화 및 글로벌화'가 선정될 정도로 국경을 초월해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가부장적인 가족문화와 고착화된 성(性) 역할, 다른 문화에 대한 공존의식의 부족 등으로 이주여성들은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가족간 갈등이 생기는가 하면 심지어 가정폭력으로까지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여성가족부가 펴낸 '결혼이민자가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여성의 16.9%가 배우자로부터 폭력 또는 모욕적인 행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에서도 '가족간 갈등'이 20.2%로 가장 많고, '가정폭력'도 7%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담의 대부분은 '남편이나 시부모로부터 가족의 일원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모욕적이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국제결혼 가정의 갈등을 막고 건강한 다문화가정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이주여성과 자녀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우정사업본부가 '다문화가족 안정망 구축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생기는 가정폭력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남편, 아내, 부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폭력으로 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에게는 치유프로그램도 지원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부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져 가정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같은 언어를 쓰는데도 소통의 부재를 느끼곤 한다. 하물며 말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한 지붕 아래서 매일 부대끼며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 자기 문화를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보듬어 안아주는 차별없는 열린 마음만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다.

오바마는 대통령 수락연설에서 남녀노소, 부자와 가난한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인디언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미국을 강조했다. 이번 연설은 그가 4년전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 찬조연사로 나서 "검은 미국도, 흰 미국도, 라틴계 미국도, 아시아계 미국도 없고,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다"라고 역설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미래다. 피부 색깔과 인종에 관계없이 소외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야말로 세계화, 글로벌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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