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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40년 전 손길승 회장이 중소기업을 택했던 이유를 보라

최종수정 2020.02.12 13:05 기사입력 2008.12.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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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쓴소리’ 박용성 이사장의 바른소리를 듣고

실업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인력난이 종전보다는 많이 해소됐지만 아직까지 인재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은 아직 많습니다.
대졸자들의 상당수가 한정된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경련 회장단 일행이 지역기업과의 순회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호소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의 박용성 이사장이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40년에 걸친 자신의 경험과 손길승(SK텔레콤 명예회장)씨의 사례를 들어 중소기업 취업 예찬론을 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재계의 입으로 통했습니다. 그는 어떤 자리에서도 할 말은 하는 성격으로 이 때문에 ‘미스터 쓴소리’라는 닉네임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할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이든, 노동계든, 정부건, 정치인이건 어느 누구도 그의 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박 이사장이 중앙대학교 재학생들에게 입을 열었습니다. 며칠 전 대학동기회 송년 얘기를 시작으로 꺼낸 편지의 주된 내용은 취업대란을 슬기롭게 피해가는 지혜였습니다.

그는 요즘 상황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것 자체를 사치에 비유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감원해야할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중소기업 취업예찬론을 꺼냈습니다. 100만명이 넘는 청년 백수시대, 그러나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사례가 많은 때에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것 같아 일부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40년 전 저의 대학 동기들이 처했던 상황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당시에 최고 직장은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졸업 할 때에는 은행들도 어렵다고 몇 십 명씩 채용하던 것을 많이 줄여 기업으로 간 동기가 많았습니다.

당시에도 최고인 삼성에 입사해 사장, 회장까지 지낸 이도 몇이 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의 잣대로 본다면 중견기업에 속하는 기업에 취업한 이들이 나중에 그 기업의 CEO까지 오르는 영광을 가졌기에 320명 중 108명이 CEO가 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반면에 당시에 재계 2위 그룹이었던 삼호무역에 입사한 동기들은 몇 년 후에 회사가 파산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했습니다.

대기업을 택하지 않고 중견기업을 택한 대학 동기들 중에서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가 SK 회장을 지낸 손길승(최근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복귀)씨의 경우입니다. 본인이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입사 당시에는 방직기 200여대가 전부였던 수원의 중견 기업에 입사해 회사를 재계 순위 4위까지 끌어올리고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재계의 총리라는 전경련 회장까지 역임한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의 표상입니다.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1인이 된 것을 보면 저는 물론 여러분들도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의 상황을 보아도 기업의 부침은 아주 심합니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 해인 1996년 12월말 우리나라 30대 그룹 중 지금 살아남은 것은 불과 12개 그룹밖에 없습니다.

살아남은 그룹들도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에 수많은 직장인들이 40~50대에 직장을 떠나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기업이라고 모든 위험 상황에 안전할 수 없으며 영원히 지속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지금 잘 나가는 회사에, 대기업에 취업한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대기업 취업하면 물론 좋습니다. 중소기업에 비해 근무 환경과 대우가 더 좋습니다. 좋은 만큼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하면 출근 첫 날부터 경쟁의 시작입니다. 앞으로 그 부서, 그 기업을 이끌어 나갈 경영자를 선발하기 위한 토너먼트가 시작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기업에서 1년에 수백 명씩 같이 일할 동료를 뽑아 주는 것이 아니고 예선, 준결승, 결승을 할 경쟁자를 뽑아 준다고 보아야 합니다.

두산의 예를 봅시다. 1년에 새로 중역으로 승진하는 이는 대략 20명 정도 입니다. 1년에 신입 사원은 대략 400~500명을 뽑으니 중역으로 승진하는 확률은 5% 이하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중역으로 승진했지만 이중에도 CEO 지위까지 오르는 이는 한 명이 될까말까 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 어느 직장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계구우후(鷄口牛後) 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사기(史記)의 소진전(蘇秦傳)에 나오는 “寧爲鷄口 勿爲牛後(계구(鷄口)가 될지언정 우후(牛後)는 되지 말라)”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큰 조직의 말석을 차지하기보다 작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는 편이 낫다는 뜻입니다. 우리 속담에는 이를 “소꼬리 보다는 닭머리가 낫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소의 꼬리에,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닭 머리에 비유해 봅시다. 소꼬리는 물론 요즈음 값이 비싼 부위지만 실제로 하는 역할은 소의 부끄러운 곳을 가려주고 파리를 쫓는 것이 고작입니다.

닭 머리는 비록 작지만 닭의 가장 중요한 각종 기관이 모여 있습니다.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뇌가 있으며 눈, 귀, 코 가장 중요한 입이 있습니다. 이렇듯 중소기업에 가면 조직이 적으니 아무래도 대기업보다는 맡는 일의 범위가 넓어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말입니다.

제가 중소기업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은 중소기업이 좋으니 취업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대기업을 시도해 보고 결과가 여의치 않으면 방향을 바꾸어 유망한 중소기업을 찾아보라는 뜻입니다.

무조건 대기업만 고집해 취업 재수생이 되기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실력과 경험을 키우는 것이 본인에게 더욱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노력과 열정이 있다면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풍년 속에 기근이라고 대기업은 인재가 흘러넘치고 중소기업은 인재가 오지 않는 다고 한탄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중소기업의 가장 시급한 문제가 생존인 만큼 중소기업에나마 마땅한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경제인의 한 사람으로 가슴을 무겁게 합니다. 그러나 찾아보십시오. 여러분을 반겨주고, 여러분의 미래에 성공의 기회를 줄 유망한 중소기업은 분명히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직업 선택이 여러분의 일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여 인생의 선배로서 한마디 충고하였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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