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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직장' 꼬리표떼고 개혁 날개 비상

최종수정 2008.12.09 09:39 기사입력 2008.12.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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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난 공기업 경제위기 넘는다] 본격화된 '체질개선'
한전·가스公·석유公 등 CEO 대폭 물갈이.. 체질개선
구조조정·임금삭감 등 '효율성 높이기' 군살빼기 한창


방만경영, 비효율의 극치, 神의 직장으로 질타의 대상이던 공기업이 변하고 있다.

올 초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에 들이댔던 민영화의 매스는 무뎌진 지 오래지만, 민간 출신의 CEO 취임 등을 계기로 조직개편과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악화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공기업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어 이들의 개혁작업 성과에 따라 우리 경제가 힘을 받을 수도,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공기업 CEO 물갈이 '체질개선'
10년만의 정권교체로 잔여임기와 상관없이 공기업 수장 대부분이 바뀌었다. 특히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내노라하는 대형 공기업들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면서 공기업 체질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쌍수 한전 사장은 '혁신전도사'라는 별명답게 낡은 한전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위대한 일등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한전 10개 자회사중 7곳의 수장을 민간 혹은 관료출신으로 교체하는 한편 공기업 비리 근절과 상벌제도 도입 등으로 청렴도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은 에너지업계의 산증인이다. 지질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현대종합상사, 현대자원개발 등에서 오랜 기간 임원을 역임해왔다. 주 사장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가스공사를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육성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산업자원부 출신의 정통 에너지 관료인 김신종 광업진흥공사 사장은 광진공의 대형화와 필수 전략광물의 자주개발률 향상의 책무가 주어졌다. 같은 산자부 출신의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도 '에너지산업' 발전과 효율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도 최근 부각되는 수출금융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기존 사업에서 벗어난 사업다각화로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자리매김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임인배 전기안전공사 사장, 홍문표 농촌공사 사장, 김광원 마사회 회장 등은 정치권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벗고 좋은 선례를 남기겠다며 현장을 바삐 뛰고 있다. 임인배 사장은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지만 사실 낙하산이 생명을 살려주는 좋은 도구 아니냐"며 "정치인으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직 슬림화·구조조정 '최일선'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공기업 역할론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기보와 신보의 통합 논의나 산업은행 민영화 등이 미뤄진 것도 최근 공기업으로서의 고유한 역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공기업들은 '수익성'과 '공익성'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공기업의 존립 근거를 볼 때 공익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지만 실상은 '수익성'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 스스로가 효율성은 최대한 높이는 군살빼기에 한창인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농촌공사를 구조조정 모범답안으로 제시하며 연말까지 구조조정 실적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공기업 민영화가 흐지부지된 가운데 현재 240여개 공기업 대부분이 조직 슬림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독립사업부제 도입을 위한 조직개편안을 이달 중 확정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9사업본부 7지사 11개 전력관리처를 송배전을 합친 10~14개의 독립사업부로 통합한 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시설운영본부를 생산과 공급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주강수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과 함께 5조 3교대의 근무체계를 4조3교대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공기업들은 임금 동결 및 삭감으로 현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대통령이 모범사례로 꼽은 농촌공사는 최근 급여 51억원을 반납하고 844명을 감축했다. 정원 5000명이상의 대형공기업 구조조정의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이다. 수출보험공사도 최근 임원들의 연봉을 40%나 삭감했고, 한국전력 역시 임금 인상분 220억원을 반납키로 했다.

정부의 예산 10%감축 방침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예산 1927억원을 절감키로 했고, 한국전력(5250억원), 한국가스공사(450억원), 석탄공사(308억원) 등 대부분 공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지경부와 산하 공기업들은 총 1조7000억원가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이처럼 공기업들의 군살빼기가 한창이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예산절감을 위해 채용계획을 올스톱한 곳이 많아 고용악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가스공사 등 대부분의 공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포기했다. 지경부 산하 공기업의 인원 감축 및 신규채용 중단 인력은 총 1732명에 달한다.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은 "러시아 가스 도입 등을 고려하면 현재 700명의 신규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의 청년층 채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새로운사회를여는 연구원은 공공기관들이 신규채용 쿼터제를 넘어 할당제를 통해 고용시장에 숨통을 트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동안 '고여있는 물'이었던 공기업들이 자의건 타의건 적지않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체질개선과 변신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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