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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거짓말

최종수정 2008.12.05 11:10 기사입력 2008.12.0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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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이라는 거짓말
스기타 사토시 지음/양영철 옮김/말글빛냄 펴냄/1만3000원

지난 7월 일본 홋카이도의 토야토에서 다섯 번째 선진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서방7개국 정상회담' 혹은 G7이라 불리는 이 회담은 경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975년에 처음 열렸다.

첫 정상회담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당시 서독)의 원년멤버에 경제대국 일본이 추가되었다(이탈리아는 다른 사정으로 추가). 그 이듬에 캐나다가 들었고 1997년 러시아가 합류하면서 오늘날의 G7+1이 정착됐다.

하지만 러시아가 합류한 이후로는 회담을 더 이상 선진국 정상회담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러시아는 선진국이 아니다'라는 경멸과 동시에 스스로를 선진국이라 우쭐해하는 기존 7개국의 오만함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진국'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일본은 진정으로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까?

일본 오비히로 축산대 철학교수인 스기타 사토시가 쓴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거짓말'은 이런 의문에 대한 강한 부정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일본은 선진국이라기보다는 개발도상국에 가까우며, 분야에 따라서는 오히려 후진국이 아닐까"라며 자신의 조국을 철저히 해부한다.

책은 일본이 결코 선진국이 아님을 일깨워 주는 일본인에 의한 일본 비판서이다. 일본의 정치ㆍ교육ㆍ남녀평등ㆍ노동ㆍ환경 등에 관해 면밀하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가 보여주는 일본의 현실은 자못 충격적이고 사실적이다.

책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주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부분은 정치다. 부정부패, 불상사, 과오, 정경유착, 담합 등이 각각 하나의 소제목을 이루며 세세한 수치로 그 정도를 보여준다. 근본 원인은 법에 의하지 않는 행정구조. 법을 대신해 관료 자신이 법이 되는 '행정지도'라는 관행이 일본을 정치 후진국으로 만든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의 정책은 미국 정부가 결정하며 강력한 로비스트인 재계가 정치헌금과 정부 심의회를 통해 자민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정부가 제안한 법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 스스로 법안을 제출하지 않는다며 추궁한다.

또 저자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환경후진국 일본의 정체를 까발린다. 교토의정서를 무시하고 원자력에 의존하려는 일본 정부의 자세를 강하게 비판한다.

경제사회적 현실이 예상에 못미치더라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면 선진국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일본은 여기서도 함량 미달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의 과거사 문제다. 일본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저자는 "과거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으로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중 가장 우선적으로 한반도와 중국에서 자행한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조치를 취해야 한다" 말한다.

이 책의 의미는 책 속에 나오는 '일본'이라는 단어를 '한국'으로 바꿔볼 때 가슴에 더 와 닿는다. 저자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은 훨씬 낮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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