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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

최종수정 2008.12.05 11:10 기사입력 2008.12.0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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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
이수광 지음/다산초당 펴냄/1만3000원

'나라의 법은 서슬처럼 퍼렇게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도끼와 작두를 가지고 다스릴 방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 임금이 등극하였으니 모두 함께 과거를 버리고 쇄신하자는 뜻에서 문무 대신들과 흉금을 털어 놓고 말하는 것이다. 백관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 맡은 임무가 있는 자는 임무를 다해야 할 것이며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임금이 진작 타이르지 않았다고 원망하지 말라'

신정왕후 조씨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무능하고 부패하고 우유부단한 대신들에게 내린 소름끼친 경고다. 역대 어느 왕들도 이처럼 강경하게 대신들을 몰아 세운 일이 없다.

조선의 왕후는 조선의 역사다. 여자들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던 시대에 그녀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당당하게 남성들과 맞서서 정치력을 발휘해 왔다. 다만 역사가 이들을 기록하지 않았을 뿐이다.

새 책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은 치밀한 판단력과 불굴의 의지로 정치력을 발휘하며 당당하게 절대 권력에 도전했던 왕후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고 있다.

대부분 12세에서 18세까지의 꽃다운 소녀들이 세자빈 또는 왕의 후비(后妃)로 간택되어 왕실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왕후가 되면 이미 개인이 아니다. 신데렐라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소녀들은 어린 나이라도 만백성의 어미니인 국모가 되어 대궐의 내명부를 다스리고 친잠(親蠶)을 하면서 여성들의 여공(女工)을 권장한다. 왕이 죽으면 어린 아들 뒤에서 발을 치고 수렴청정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역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조선시대의 왕후들, 그녀들도 역사의 격랑에 휩쓸리면서 영고성쇠를 되풀이해 왔다.

경복궁 자경전
조선왕조 500년 동안 무수한 왕들이 때로는 선정을 베풀고 때로는 악정을 일삼으면서 부침을 거듭했다. 그와 함께 왕후들도 부침을 거듭하면서 왕의 충실한 내조자로 당당한 국모로 한 나자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으로 역사를 다채롭게 장식한다.

조선왕조 사상 가장 큰 권력을 휘둘렀던 문정왕후 윤씨(중종비), 권력을 되찾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견딘 인목왕후 김씨(선조비), 효종의 북벌을 위해 역모사건을 파헤친 인선왕후 장씨는 영웅호걸의 기개로 천하를 호령했다.

책은 조선을 울린 비극적 왕후들의 한 많은 인생도 다룬다. 왕위를 찬탈당한 비극의 여인 정순왕후 송씨(단종비), 후궁의 권력 아래 숨죽여야 했던 장렬왕후 조씨(인조비), 왕손들을 독살한 복수의 화신 선의왕후 어씨(경종비)의 이야기가 가슴을 찡하게 한다.

왕에게 버림받은 비련의 왕후들을 그린 대목도 서글프다.

조선왕조 사상 가장 불행했던 여인 폐제헌왕후 윤씨(성종비), 폭군의 아내로 비운의 생을 살다간 연산군 부인 신씨, 7일 만에 왕비 자리에서 물러난 단경왕후 신씨(중종비), 사랑싸움으로 인한 궁중 암투로 결국 사약을 받은 희빈 장씨(숙종비)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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