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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VS 대한민국영화대상, 무엇이 달랐나?

최종수정 2008.12.05 09:16 기사입력 2008.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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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연말 시상식 시즌을 맞아 보름 간격으로 두 개의 영화시상식이 이어지며 2008 한국 영화계를 정리했다. 지난달 20일 29회 청룡영화상이 열린 데 이어 4일 대한민국영화대상이 열리며 2008년 주요 영화시상식이 마무리됐다. 두 영화시상식은 어떻게 달랐고 어떤 것을 남겼을까?

◆ 청룡영화상-나눠주기 vs 대한민국영화대상-몰아주기

두 영화상의 눈에 띄는 특징은 작품별 트로피의 분배다. 4일 열린 7회 대한민국영화대상은 '추격자'에 7개의 트로피를 몰아주며 2008년 최고의 작품으로 치켜세웠다. 단순히 수상 부문의 개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신인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각색상 등 작품의 내적 완성도를 따지는 척도에 관한 상은 죄다 휩쓸었다. 한마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2008년 최고의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추격자'에 붙여준 것이다.

반면 청룡영화상은 '추격자'에 남우주연상 단 하나의 트로피를 수여한 데 반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4개의 트로피를 안겼다. '우리 생의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과 '미쓰 홍당무' '모던보이'에는 각각 2개의 상을 선물했다. 작품상이 '우생순'에게 돌아가고 감독상이 '놈놈놈'에 건네졌으니 두 작품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두 영화상 모두 남우주연상은 이론의 여지 없이 올 한해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김윤석에게 돌아갔다. 김윤석은 올해 열린 영화상 6개를 싹쓸이하며 200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남우조연상의 박희순(세븐 데이즈)과 김지영(우생순)도 두 영화상은 물론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도 나란히 수상해 대중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반면, 여우주연상은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청룡영화상)과 '미쓰 홍당무'(대한민국영화대상)의 공효진에게 분산돼 이목을 끌었다.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의 수상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수상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영화대상은 영화감독, 배우, 평론가, 기자 등 영화계 전문위원 500명과 인터넷으로 선정된 일반위원 500명 등 총 1000명의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작)을 선정한다. 반면 청룡영화상은 9명의 전문 심사위원이 밀실 회의를 통해 수상자(작)을 결정한다.

굳이 따지면 청룡영화상은 칸이나 베를린, 베니스 등 국제영화제의 심사 방식과 유사하고 대한민국영화대상은 아카데미시상식과 비슷하다. 심사위원단의 의견만으로 수상작(자)을 결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성격이 강해 나눠주기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고 다수의 심사위원단에 의해 투표로 결정되는 시상식은 한두 작품에 몰아주기 형식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후보에 오른 많은 손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작품에 트로피를 분배하는 것과 객관적으로 다수의 의견을 중요시하는 영화제는 결과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방송국(MBC)과 민간 신문매체(스포츠조선)의 차이점과도 무관하지 않은 결과다.
정준호(왼쪽)와 송윤아

◆ 청룡영화상-어설픈 진행 vs 대한민국영화대상에-안정적인 진행

올해 청룡영화상은 준비 부족과 기획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는 진행으로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무엇보다 배우 김혜수와 함께 사회를 맡은 정준호의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정준호의 진행 실력은 이미 이전 시상식에서 충분히 발휘됐기 때문에 자질부족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다. 특히 동료배우 신현준과의 입담은 형식적인 시상식의 단조로움을 완화하며 참석자들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올해 시상식은 설상가상이었다. 정준호는 진행 순서를 착각하기도 하고 후보작의 이름을 잘 못 부르기도 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미인도'에 출연한 김민선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농담을 건넨 것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정준호는 공동MC인 김혜수에게도 세 차례 수상한 것을 '3관왕'이라고 말해 눈총을 받았다. 게다가 '코믹 콤비' 신현준은 정준호의 파혼을 농담 소재로 삼으며 웃기기보다는 민망한 상황을 조성해 비난을 받았다. 진행의 안정성보다는 유머와 위트에 초점을 둔 나머지 자꾸 흐름이 엉뚱하게 빗나가게 된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영화대상의 단독 진행을 2년 연속 맡은 송윤아는 한층 차분하고 안정된 진행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2부 오프닝 무대에서는 50명의 댄서들과 테크토닉 댄스를 선보여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의 흥분되고 달뜬 목소리 톤의 진행, 잦은 실수와는 정반대의 안정감으로 송윤아는 시청자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무리하지 않는 유머와 적절한 멘트로 사회자의 역할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의 실수를 거울 삼아 오상진 아나운서를 객석과 무대 앞뒤에 배치해 역할을 분담한 것도 올해 시상식의 훌륭한 선택이었다.

MBC의 노련한 진행은 회를 거듭하며 틀을 갖추면서 더욱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시상식 후보작에서 모티브를 딴 공연과 퍼포먼스, 콩트는 영화축제의 분위기를 살렸고 무대와 객석, 자료화면 등을 적절히 오가는 부드러운 카메라 이동은 시상식 중계의 모범을 제시했다. 예년과 같이 주연배우가 최우수작품상 후보작을 자료화면과 함께 소개하는 방식 또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시상식의 균형을 잡아냈다. 청룡영화상만큼이나 배우들의 참석률이 높아 대한민국영화대상은 스타들의 잔치인 시상식의 화려한 풍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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