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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 강인한 배우로 거듭난 공주(인터뷰②)

최종수정 2008.12.05 08:28 기사입력 2008.12.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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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배우 최정원이 사랑에 빠졌다. KBS 사극드라마 '바람의 나라'에 푹 빠진 것이다. 사극 복장에서 벗어나 모처럼 메이크업도 하고 옷도 갈아입었더니 거울을 보며 "누구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란다.

그동안 배우 최정원은 자연인 최정원과 결별하고 '바람의 나라'의 '연'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예쁜 드레스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공주가 아닌 평범한 의녀 복장을 하고 백성들의 상처를 치료하는 헌신적인 공주다.

3일 오후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정원은 "머리 속에 온통 '바람의 나라' 밖에 없어서 다른 작품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반환점을 넘어선 지 꽤 됐으니 다음 작품을 슬슬 신경 쓸 시간도 됐지만 아직도 '바람의 나라'에 대한 생각뿐이다.

"사극에 출연하며 느낀 건 순간의 집중력보다는 늘 집중해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현대극은 수다를 떨다가도 촬영 들어갈 때 집중하면 되는데 사극은 그렇게 하면 놓치는 게 많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연의 옷을 입는 순간 연이 되는 것 같아요. 매 순간 연의 감정을 놓쳐버리면 안 돼요. 이전 장면에서의 상황과 감정을 늘 갖고 촬영에 임해야 하죠. 늘 긴장해야 해요."

최정원은 "집중해서 연기하다 보면 디테일한 게 보인다"며 "이번에 '바람의 나라'를 연기하면서 알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가 사극 '바람의 나라'를 통해 배운 것은 보이는 것보다 꽤 많다. 사실 '바람의 나라'의 연은 얼핏 보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여주인공 같은 비극적인 운명의 여주인공이다. 그러나 연은 그보다 훨씬 강인하고 복합적인 인물이다.

무휼(송일국 분)의 유일한 사랑이자 둘째 황후인 연은 대소왕의 조카 탁록의 딸로서 부여의 공주이자 호동의 생모다. 왕실에서의 평온한 삶을 버리고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치료에 나설 정도로 강인한 내면을 지닌 의술가다.

최정원은 연을 '외유내강'의 인물이라 표현했다. 최정원이 그간 연기했던 인물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드라마 '올인'의 섹시한 무희로 오랜 기간 각인됐던 최정원은 '애정만세'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했고 '12월의 열대야'에서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못된 여자'로 변신을 시도했다.

'소문난 칠공주'의 나미칠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최정원은 또 다시 정반대의 인물을 택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칠이가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내키는 대로 표현하는 인물이라면 연은 한 번 더 곱씹고 마음 속에서 더 생각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인물이죠."

아직 연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최정원이 사극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회의적인 시선도 없지는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자신감 하나로 정면돌파했다.

"주위에서 과연 '네가 연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스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하지만 전 자신 있었어요. '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거든요. 최소한 자신을 갖고 임해야 뭐가 나와도 나오더라고요. 연기가 부담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늘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죠."

최정원은 '바람의 나라'로 이전보다 연기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갖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로서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것이다. 브라운관 속에서 최정원은 일상을 연으로 살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을 선보인다. 왕족의 기품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백성을 섬기는 공주로서,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로서 복잡한 내면을 세심하게 표현한다.

'바람의 나라'를 통해 최정원은 자신이 가진 연기 스펙트럼의 일부를 꺼내 보였다. 드라마 '올인' '애정만세' '12월의 열대야' '소문난 칠공주' 그리고 영화 '대한이, 민국씨' 등을 통해 최정원은 점점 성장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는 그러한 성장에 가속도를 낼 것이 분명하다. 최정원은 다음 작품이 그 누구보다 기대되는 여배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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