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권에서는 지난 7월 순천 황전면 한우농가들이 설립한 '황우마을' 직판장에 이어 고흥 한우농가들도 고흥읍에 '고흥한우' 직판장을 개설한다.
고흥한우협회(회장 김양섭)는 고흥공설운동장 입구 복지회관에 직판장과 한우식당, 협회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28일 개장식을 갖는다. 이 직판장과 식당은 557.7㎡(169평)정도의 규모에 160석의 단체 수용이 가능하며, 고흥에서 생산되는 암소, 거세 비육우 등을 시중 정육점보다 40% 정도 싸게 판매할 예정이다.
김양섭 고흥한우협회 회장은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고 있지만 서울ㆍ부산 등지로 출하하면서 운송거리 및 시간, 스트레스에 따른 중량 감량, 등급 불이익 등 손해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직접 매장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고흥군에서 한우농가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쌀농업 30%에 이어 14.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장거리 출하에 따른 손실이 평균 소 한 마리당 90만원선이라는 것이 한우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고흥군에서는 4500여 한우 농가가 3만3000여마리를 키우고 있다. 김 회장은 "고흥군의 한우 규모에 비해 이번에 개장한 직판장 한 곳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며 "녹동 등지에도 추가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 황전면 농민회에서 개설한 '황우마을'도 중간유통단계를 없애 농가에는 안정된 소값을 보장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품질 좋은 쇠고기를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전남동부권 고흥, 보성, 순천광양축협 등 7개 축협이 공동투자한 지리산순한우사업단이 순천시 별량면에 '지리산순한우 명품관'이라는 매장을 개설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하고 있다.
한편, 지난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지 4개월이 지나면서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는 국내 육류 소비 패턴이 돼지고기에서 쇠고기 소비로 접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전남 등 지방에서는 수입쇠고기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감이 심해 보다 저렴한 쇠고기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무엇보다 직접 농민들이 판매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쌓여 한우 농가들의 직판장 개설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필 기자 ckp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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