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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산업과 융합 '산통' 예고

최종수정 2008.11.21 14:45 기사입력 2008.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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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을 기반으로 과학과 비즈니스의 연계를 통한 글로벌 성장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사업의 초안이 공개됐다. 이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으로 기초과학과 산업의 융합을 바탕으로 한 과학과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 사업을 놓고 과학계와 산업계가 미묘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거대과학연구시설(가속기) 도입에 대한 합의점도 찾지 못하는 등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의 성공적인 구축을 둘러싸고 진통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밑그림 나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8일 공청회를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의 종합 추진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만들어 기초 과학분야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에는 우선 아시아기초과학연구원(ABSI)이 들어선다. ABSI는 약 2㎢(60만평) 이상의 부지에 50개 연구팀(3000명)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ABSI는 독립법인 형태로 설립되며 본원과 외부기관 비율이 50대 50으로 구성돼 연구팀간 연간 30억~10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부지의 규모는 KAIST나 포항공대보다 훨씬 넓은 것이다. 연구조직과 운영체제는 선진국형 시스템을 도입하며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의생명, 융합 등 기초분야 연구가 주를 이루게 될 전망이다.

◆과학과 비즈니스, 연계가 문제
과학계는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을 환영하면서도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의 성격이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학과 비즈니스를 융합하려다 자칫 두 분야 모두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 기획팀의 연구책임자인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는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는 과학과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계과 과학계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산업계는 "산업이 먼저 발전하고 과학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과학계는 "기초과학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진 분야이므로 산업과 당장 연계해 연구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학계는 만약 과학과 비즈니스의 연계와 경계를 분명하게 하지 않을 경우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민경찬 과실연 상임 대표는 "과학비즈니스 벨트는 50년 이후를 보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생각으로 성급한 정책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가속기 논의, 제자리 걸음
인수위원회가 제시했던 거대과학연구시설 도입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수위원회는 ABSI의 위상 확립을 위해 중이온가속기와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제안했지만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가속기 도입에 대해서는 과학계조차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인수위가 제안했던 가속기는 중이온가속기와 방사광가속기로 이에 투자되는 금액은 약 4500억~46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먼저 가속기에 대해 과학계와 비과학계는 견해 차를 드러냈다.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산업 중심으로 바라보는 진영에서는 "가속기는 세계 유수 연구자들을 몰리게 할 수 있는 장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과학계는 가속기 도입의 타당성부터 검증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금동화 원장은 "연구를 하는데 대형시설이 왜 꼭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무조건 가속기를 도입해야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가속기 도입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이유로 설치해야 한다는 긍정적 견해를 밝히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부지선정도 진통 예상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가 구축될 부지 선정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오는 12월 2차 공청회를 통해 가속기 도입과 ABSI 구축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를 정한 뒤 내년 상반기에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미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 유치를 위한 지역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어서 향후 치열한 혼탁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과학비즈니스벨트가 구축돼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발전을 위해 과학비즈니스 벨트 구축에 관심을 나타내는 주장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 프로젝트가 지역별 유치전쟁을 겪으면서 자칫 지역감정과 연계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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