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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금리·통화정책 끝.. 남은 건 재정정책 뿐"

최종수정 2008.11.21 09:35 기사입력 2008.11.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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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구조조정 당장은 반대.. 'BIS비율' 개념 자체 바꿀 필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정부의 경제·금융위기 극복 방안과 관련, “지금으로선 금리·통화정책은 그 실효성을 다 했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전날 국내 증시가 코스피지수 9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근접하는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잇는데 대해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부양시키는 게 유일하다. 재정정책 외엔 별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환율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개입해봤자 예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게 장 교수의 지적.

그는 "차라리 이번 기회를 ‘우리 자본시장을 이렇게 열어놔도 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금 미국, 영국까지 나서서 (자본시장을) 규제하겠다는 상황이다. 갑자기 우리만 닫긴 어렵겠지만, 필요하다면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자국통화가 기축통화의 구실을 하는 나라는 자본시장을 개방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시중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 돈이 안 도는 건 (이자가) 비싸서가 아니라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자를 깎는 편이 안 깎는 것보단 낫겠지만 금리정책은 이미 무력화됐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의 재정정책과 관련, "지금은 정부가 서민들보다 부자들에게 (돈을) 많이 풀어주니까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다"면서 "어려운 사람을 보고하고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늘리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와 함께 장 교수는 최근 국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으로 인해 여러 악재가 예상되고 있는데 대해선 “(은행의) 자산 대비로 대출 가능 비율을 정하는 ‘BIS비율’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다.“이번 기회에 이것(BIS비율이란 개념)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장 교수는 "은행 잘못으로 BIS비율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지만 경기가 안 좋으면 가만히 있어도 자산가치가 떨어져 대출 축소, 경기 하강, 자산가치 하락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반대로 호황 땐 거품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BIS비율은) 국제 협약이 아닌 권장사항인 만큼, 정 급하면 ‘우리나라가 먼저 나서서 2년 동안 BIS 비율을 중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개별 은행들의 입장에선 경기가 안 좋을 때 돈을 쥐고 있는 게 맞지만, 경제 전체를 보면 그럴 경우 모두가 다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은행들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조정할 부분은 있지만, 지금 당장 감원을 하면 실업자가 많아지고 경기가 더 얼어붙게 된다”며 “하려면 경기가 좋을 때 미리 했어야 한다. 지금 한다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한편 앞서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폭풍 몰아치는데 우산 하나 더 받친 격’이라고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던 장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도 “폭풍우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금 우리 증시 하락은 내부적 문제도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 자본이 본국 상황이 안 좋아 돈을 빼가면서 생긴 것이다. 주식 판 돈으로 다시 달러를 사면서 환율까지 오르는 것이고,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자신의 ‘폭풍우-우산’ 발언을 놓고 기획재정부 측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주한미군이 들어와 있는 효과와 비슷하다다”고 반박한데 대해선 “한국에 적이 쳐들와서 주한미군이 죽으면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되나, 외부 환투기 세력의 공격에 다치는 건 (미국 달러화가 아니라) 우리 원화다. 피해 당사자가 다른 만큼 부적절한 비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만일 미국이 한국과만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면 그 상징적 의미가 크겠지만, 브라질, 멕시코 등과도 같이 한 만큼, 환투기 세력이 특별히 ‘한국은 미국이 봐 주는 나라’란 식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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