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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발 모래폭풍 잠재운 한국축구 '이제부터 시작'

최종수정 2008.11.20 09:34 기사입력 2008.11.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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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한국 2:0으로 사우디 꺾어

이근호가 첫골 성공후 허정무 감독을 끌어안은 장면.
태극돌풍이 사막의 모래폭풍을 잠재웠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한국시간) 새벽 사우디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대0으로 누르고 19년 굴욕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 축구는 사우디를 상대로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 2-0 승리한 이래로 19년간 6경기를 치르면서 3무3패를 기록,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도 사우디보다 한 단계 밀려 53위에 랭킹 되는 등 사우디와의 악연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은 이번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지난 과오의 대물림과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란 두 갈래 갈림길에서 모래바람을 뚫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택했다.

박지성이 넘긴 공을 이근호가 처리하는 장면.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는 이근호(대구)의 발에서 이뤄졌다.

쟁쟁한 해외파들 가운데서도 올 시즌 K-리그에서만 13골을 기록하는 등의 실력을 인정받아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발탁된 이근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특유의 슛감각을 발휘,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32분 기회를 살피던 이영표(도르트문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받았다. 박지성은 골 지역 오른쪽 사각지대에서 반대쪽으로 공을 내질렀다. 공은 수비수를 맞고 튕겨 이근호에게 왔고 이근호는 침착하게 이를 골대로 밀어 넣었다.

박주영의 쐐기골 장면.
이어 박주영(AS 모나코)이 승부의 쐐기를 박으며 한국은 새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인저리타임으로 넘어선 후반 46분 박주영은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오른쪽 발로 골대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강슛을 때렸다.

골키퍼도 이를 감지했으나 공의 속도가 키퍼의 움직임보다 빨랐고 공은 골대안으로 빨려들어가며 19년간 이어져 온 무승의 역사에 방점을 찍었다.

이같은 공격의 중심에는 박지성이 서 있었다. 박지성은 이날 날카로운 공·수 전환을 주도하며 한국대표팀의 게임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반 16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며 프리킥을 얻어낸 박지성은 이를 슛으로 처리했으나 골키퍼 정면에 안기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어 전반26분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박지성은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크로스를 띄웠고 이를 받은 정성훈(부산)이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이처럼 박지성은 공격수와 세트피스 상황을 연신 만들어내며 득점을 위해 쉴 틈 없는 공격을 펼쳤고 이 중 하나가 이근호에게 연결, 골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었다.

날이 선 공격이 사우디의 골대를 흔들었다면 철벽 수비는 사우디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날 만점 수비는 이영표가 이끌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100번째 A매치에 출전한 선수들만이 가입하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는 이영표는 전반 5분 사우디의 모하메드 알 샬후브가 차올린 오른쪽 코너킥이 칼레드 아지즈의 헤딩슛까지 연결되는 것을 포착, 골대 오른쪽에서 이 공을 받아냈다. 하지만 다시 파이잘 빈 술판이 이를 받아채 슛을 날렸고 이영표는 온몸으로 공을 막아내며 끝까지 골대를 지켰다.

뿐만 아니라 이영표는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과 공ㆍ수를 연결하는 핵심축을 담당하면서 이날 경기를 축하파티로 만들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허정무 한국대표팀 감독은 "초반 위기를 잘 넘겼다. 우리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며 "첫 골이 터지고 나서 더 좋아져 상당히 성공적인 경기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선수들이 잘 맞춰 잘한 경기였다"며 "세대 교체가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선수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한국 축구의 모습이다"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지난 월드컵 3차 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를 보이면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승리를 통해 이처럼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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