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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개살구' 리포트 천국

최종수정 2008.11.17 10:28 기사입력 2008.11.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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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긍정적으로 달아놓고 내용에는 부정적인 전망 위주로 넣어두는 '빛 좋은 개살구' 종목 리포트가 눈에 띄게 늘었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리포트 제목이라도 긍정적으로 내놓자는 취지인지는 몰라도 증권가 리포트의 신뢰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4일 하루동안 나온 리포트 중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리포트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날 영원무역에 대해 '환율 상승 효과로 3분기 양호한 실적시현'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놨다. 하지만 리포트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2009년부터 어닝스 모멘텀이 둔화된다는 것. 리포트에서는 "단기적인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2009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은 동국제강을 "최대분기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역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4분기 이후 건설업황의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동국제강의 경우에도 4분기 이후 철근 및 형강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HMC투자증권도 '3분기 실적 예상수준'이라는 제하의 리포트를 통해 2009년에는 수요산업 경기둔화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8% 감소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고, 동부증권은 '3분기 양호한 실적, 4분기는?'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로 단기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17일 대우증권은 고영에 대해 "분기매출 최대치 갱신 지속"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냈지만 내용 안에서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되면서 고영의 분기별 성장세도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1분기에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며 2009년 영업이익 예상치를 25%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만2000원으로 20% 내렸다.

결국 3분기 실적이 좋았던 업체들은 이 점을 부각시키면서도 내용에서는 향후 부정적인 전망을 풀어놓고 있는 셈이다.

삼성증권은 풍산에 대해 '낮은 PBR과 급락으로 주가 하방경직성은 있다'는 제목을 붙였지만 내용을 보면 경기부진과 동가격 급락으로 4분기와 2009년의 이익을 하향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서부트럭터미널에 대해서도 '3분기 실적'이라고 단순한 제목을 붙였지만 결론은 2011년까지 영업실적이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이 리포트에서 제목과 내용이 서로 다른 것에 대해 애널리스트들도 고충을 토로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리포트 제목마저 부정적인 내용이라면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게 되고, 시장에도 악영향만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향후 전망이 좋은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회사와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제목만이라도 좋은 쪽으로 가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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