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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진료만으론 전문병원 성공 못한다"

최종수정 2008.11.13 12:50 기사입력 2008.11.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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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과병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문병원이다. 김안과병원이 시도하고, 거쳐온 과정은 지금의 전문병원들에게 일종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성공한 개원 병원에서 동양 최대의 안과전문병원으로 성장한 김안과병원. 규모와 명성,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이 병원은 이제 어떤 방향으로 진화를 계획하고 있을까. 그 모습이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한국 전문병원의 미래일 것이라는 데 의심을 품을 사람은 별로 없다.  

◆전문병원을 키우자.. 그런데 어떻게?

김안과병원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동은 우리나라에서 안과 전문의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이다. 김안과병원을 설명하기 위해선 전문의사의 수 뿐 아니라 시술 건수, 환자 수 등에서 '국내 최고', '동양 최대'란 말을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프로필을 가진 병원의 김성주 원장은 "앞으로 한국에 제2의 김안과병원은 다시 생길 수 없다"라는 다소 비관적인 내용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안과병원 김성주 병원장

"전문병원은 대형병원의 몸집 불리기에 죽어나는 병원들의 마지막 돌파구입니다. 그래서 다들 관심은 있지만 지금 이대로 놔두면 난립과 경쟁을 거쳐 몰락하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겁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전문병원을 육성한다며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김안과병원을 포함해 37개의 병원을 선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전문병원 선정 작업이 이어질 것이지만 과연 누가, 무슨 기준으로 어떻게 선정할 것이며, 그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인가에 대해선 김 원장 조차 '아는 바가 없다'.
 
◆"상업적 진료로 전문병원 성공 못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정부만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단 병원은 돌아가야 하고 비전도 찾아야 한다.

"전문병원이 정말 전문적이 되려면 연구를 병행해야 합니다. 연구를 하려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죠. 그렇게 하려면 돈벌이에 매진해야 하고, 그것은 다시 연구를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김 원장은 '상업적 진료'에 집중하는 전문병원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다. 눈 성형이나 라식수술 등 소위 '돈 되는' 분야를 전혀 외면할 수 없다 하더라도, 여기에 너무 의존하면 한 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병원은 기본적으로 병을 다뤄야 합니다. 질병에 대한 기반이 탄탄한 상태에서 상업적 진료가 가미돼야 탄력을 받는 것이죠."

질병에 집중한다는 것은 현재의 낮은 수가 체계에서 최대한 많은 환자를 보아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병원이 명성을 쌓기 시작하고 손익분기점을 지나면 질을 높이는 단계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으므로, 초반 성공보다는 기초 다지기에 집중하라고 김 원장은 조언했다.

◆한 우물 파기 경영, 세계화에 주력

김 원장은 김안과병원의 성공 원동력을 '한 우물 파기'라고 정리했다. 유행에 따르기 보단 묵묵히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이야기다. 현재 백내장과 망막질환에 집중하고 있는데 일찌감치 세분화 작업에 착수한 것도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결국 세계로 가야 합니다. 10년 안에 의료의 본토,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안과병원은 동남아 진출을 시작으로 이미 세계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런 일련의 계획이 생각대로 진행되려면 개선해야 할 제도는 없느냐, 영리법인화는 도움이 될 것이냐 물었다.

"우선 영리법인화는 중소병원에 해당사항이 없을 겁니다. 제도에 대해선 전문병원 차등수가제 정도가 떠오르지만 무슨 제도를 만들고 혹은 고쳐서 육성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정부가 답해야 합니다. 의료를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하면서도 '너희들이 알아서 해봐'라는 식의 정책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계화를 바라보는 '동양최대'의 김안과병원이 전문병원 육성책을 내놓으라고 외치는 것은 조금 어색한 '남 걱정' 같이 들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3차병원 집중화입니다. 대학병원만이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은 전문병원이 바꿀 수 있죠. 전문병원을 육성해야 1, 2, 3차 의료기관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고, 의료는 가장 효율적이 될 겁니다."

김안과병원의 세계화도, 전문병원의 육성도 결국은 '질병을 잘 치료하겠다'는 의료기관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란 말이다.

그래서 김안과병원이 앞으로 제시하게 될 비전은 한국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 비전이 성공적일 때 김안과병원의 '질병치료'라는 핵심가치도 서울 영등포에 머물지 않고 '동양최대'로 현실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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