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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히든챔피언 만들기

최종수정 2020.02.02 21:59 기사입력 2008.11.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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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이 히든 챔피언이 되려면 중소기업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경제단체들이 기업가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한 국제행사에 초청된 헤르만 지몬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지몬 교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의 저자이기도 하다. 히든 챔피언이란 세계 3위권 또는 해당 대륙에서 1위인 기업으로 매출액이 40억달러 이하이면서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즉 '강한 중소기업'을 가리킨다.

지몬 교수는 히든 챔피언의 육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선 중소기업을 사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야망이 가진 젊은 기업인들을 많이 배출해 히든 챔피언이 뿌리내릴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기업'들이 20여개 있다며 그 중 6개사를 특별히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 이들 히든 챔피언뿐만 있겠는가.
중소기업중앙회가 펴낸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국내에는 중소기업들이 약 300만개에 이른다. 국내 전체 기업(사업체)의 99.9%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 중 제조업체는 11만5000개 가량 된다고 한다. 이 역시 전체 제조업체 수의 99.4%에 해당된다. 숱한 중소 제조기업 중에 말 그대로 '숨겨진' 강소기업들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몬 교수의 지적대로 떳떳하게 존경받고 대우받는 히든 챔피언 중소기업들이 한국에 얼마나 있을까.

우선 중소기업인 자신들이 중소기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지 의문이 앞선다.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과 같다"는 중소기업인들의 푸념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 활동은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힘든 환경에 처해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 이어진 내수 침체, 환율과 원자재가격의 급변 등은 일차적으로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고, 그에 따른 전반적인 산업계 위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관계의 왜곡, 금융권의 대출금 회수, 환헤지 파생상품 키코(KIKO) 손실 사태 등을 야기시키며 더욱 중소기업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직접적인 중소기업 환경뿐만 아니다. 국민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존경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에 가느니 차라리 파트타이머직 2~3개를 얻어 연명하는 걸 더 선호하고, 부모들도 자녀들이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걸 반겨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물론 이같은 전반적인 여건은 과거 양적인 경제성장 시기에 국가정책의 편향성, 그리고 당사자인 중소기업들의 자기혁신 부족, 도덕적 해이가 빚어낸 산물이기도 하다.

지몬 교수는 히든 챔피언 양성 방법으로 ▲마케팅 및 글로벌 전략 수립 ▲핵심 기술역량 보유 ▲대기업의 지원 ▲투자와 혁신의 선택과 집중 ▲충성도 높은 우수 근로자 확보 등을 제시했다. 이 해법이 100% 모범답안은 될 수 없을지라도 우리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들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명박 정부도 히든 챔피언 개념의 기술선도형 중소기업과 생산기반 부품소재 기술을 가진 모노즈쿠리(ものべくり) 기업 육성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들의 기대가 높다.

다만 국민의정부 때도 '벤처기업' 몇만개, 참여정부 때도 '혁신형기업' 몇만개 육성이라는 유사한 '히든 챔피언 정책'이 있어 왔다는 점에서 현 정부만의 정책 차별성과 실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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