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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판단 기준 '애매하네~'

최종수정 2008.11.11 11:00 기사입력 2008.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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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동안 초고용량커패시터(ELCD) 제조업체인 A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B씨(41)는 올초 퇴사해 또 다른 업체인 C사를 설립했다.
 
검찰은 이에 B씨가 영업비밀인 ELCD 영업비밀 기술을 유출해 회사를 설립, A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A사는 이번 사건을 정식 고발ㆍ고소하지 않고 첩보 형식으로 검찰에 제보했다.
 
그러나 B씨와 변호인 측은 이 기술이 ▲10년전 일본에서 상용화돼 전세계적으로 월 8000만~1억개가 생산 판매되고 있는 점 ▲인터넷과 전문서적을 통해 제작설비 및 제조공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 ▲A사에서 기밀자료 등의 표시 없이 개인 컴퓨터에 보관해 회사내 네트워크 상에서 다른 연구원들과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함은 물론 열람ㆍ복사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에서 동일한 기술을 가지고 A사로 이전해 근무하고 있는 경력직 연구원도 5명이나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비밀 판단 기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업비밀에 대한 판단은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해 어떤 시각과 기준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영업비밀 여부가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관련법에는 영업비밀을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도록 돼 있다.
 
또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ㆍ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B씨의 경우 아직 정식 기소되지 않아 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 지 알 수 없지만 B씨와 유사한 상황의 판결에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사례도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대법원은 자신이 창업한 벤처기업의 핵심기술을 경쟁업체에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된 이형종 전남대 교수(50)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파일에 대한 회사의 보관책임자가 지정되지 않은데다 별도 보안규정이 없었으며, 중요도에 따라 대외비 또는 기밀자료로 분류하지도 않은 점, 연구원 뿐 아니라 생산직 사원들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영업비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지난 2003년에도 다심관 사건과 관련 "다심관의 생산공정이 이미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져 있어 경제적 유용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제조업체인 D사가 경 쟁업체인 동남정공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해 고소한 것으로 보여 동남 정공의 행위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최종 판결했다.
 
선박용 다심관 독점생산업체인 D사는 2000년 신규로 생산 설비를 갖추고 개발에 착수한 동남정공을 상대로 기술정보와 기술자 를 빼갔다며 제소했다.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법원의 시각에 따라 영업비밀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지만 B씨의 경우 이미 ELCD 기술이 인터넷과 전문서적 등을 통해 알려져 있고, 상용화돼 있어 영업비밀을 유출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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