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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강풀 "'순정만화'가 원작에 가장 충실한 영화"(인터뷰)

최종수정 2008.11.12 08:41 기사입력 2008.11.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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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 35)은 허영만과 함께 영화·드라마 제작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작가다. '아파트' '바보'에 이어 '순정만화'가 영화화됐고,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잠정적으로 제작이 중단된 '29년'을 비롯해 '타이밍' '이웃사람'이 영화화 대기중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드라마로도 제작돼 내년 상반기에 전파를 탈 예정이다.

11월 27일 개봉하는 '순정만화'는 영화로는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지만 장편 만화로는 그가 처음 연재했던 작품이다. "첫 작품이라 애정이 많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솔직히 지금 보면 낯뜨거워요. 이런 대사를 어떻게 쓸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며 얼굴이 후끈거리는데 영화에선 잘 표현이 된 것 같아 흡족합니다."

자신의 품을 떠나 장성한 자식을 보는 것처럼 강풀 작가는 영화 '순정만화'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이전 두 영화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전무후무한 클릭수를 자랑하는 최고 인기 만화들이 유독 영화로 가면 시들해질까?
강 작가에게 이전 두 영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파트'는 시원하게 망했고 '바보'는 선방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죠. 영화 '순정만화' 제작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알게 됐기 때문에 앞선 두 영화를 평가하진 못하겠어요. 다만 말할 수 있는 건 '아파트'는 내 이야기 같지가 않았고 '바보'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다는 정도입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강풀 작가는 영화 '괴물2'의 시나리오를 맡았다. 현재 2고까지 완성된 상태이며 감독이 정해져서 합류할 때까지 보류 상태다. 자신의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또 시나리오를 창작하는 일까지 뛰어들면서 강 작가도 조금씩 영화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영화라는 게 참 힘든 일입니다. 만화가 훨씬 쉬워요. 특히 제 작품을 영화로 만드는 건 더욱 그렇죠. 제가 봐도 만화를 영화에 맞게 정리하는 게 무척 힘들 것 같아요. 전 이야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게 만드는 걸 좋아해서 같은 시간대에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놓습니다. 영화는 2시간 내에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축약과 정리, 2차원에서 3차원으로의 적당한 전환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죠. 제 작품들은 영화보다는 길고 드라마보다는 짧은 수준이 적당할 것 같아요. 8부작 미니시리즈처럼 말이죠."

'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데뷔한 류장하 감독이 연출한 '순정만화'는 그런 의미에서 강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이다. "영화·연극 통틀어서 제 만화를 옮긴 것 중엔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제 작품이 갖고 있는 정서가 결국은 '사람은 착하다'는 것인데 이 영화에는 가족애도 살아있고 특히 연애 초반의 두근거림이 아주 예쁘게 표현됐더군요."

캐스팅도 강 작가의 마음을 놓게 한 주요 요인이었다. "처음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될까봐 우려가 많이 됐습니다. 여러 배역 중 유지태가 처음 캐스팅됐다는 말을 듣고 안도가 되더군요. 중심을 잘 잡아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머지 세 배우도 최적의 캐스팅이었죠." 강 작가는 류 감독의 꾀임(?)에 넘어가 카메오 출연도 했다. "30분이면 된다는 장면을 한나절은 찍은 것 같다"고 말한 그는 20초 분량의 출연분량을 떠올리며 쑥쓰러워했다.

영화건 드라마건 만화건 대중적인 성공작이 한 편 나오는 건 힘들지만 일곱 편을 연달아 성공시킨 작가가 밝히는 비결은 의외로 단순 명료하다. "전 이야기를 완성해놓고 시작해요. 제가 봐서 만족스럽지 않으면 절대 시작하지 않아요. 제가 봤을 때 재미없으면 남들이 봐도 재미없을 테니까요. 전 취향이 지극히 대중적이에요. 남들이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죠. 영화도 그렇고 다른 장르도 어려운 건 질색이에요."

7년간 넘치는 창작력에 이끌리고 마감에 쫓기며 달려온 그는 앞으로도 "만화를 더 잘 그리는 게 목표"라지만 "제작이나 연출까지는 아니라도 영화 제작에 일정 부분 참여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다음 작품이 "만화가 될 수도,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웃사람' 연재를 마친 직후라 당분간은 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 쉬는 것이 목표란다. 무리한 창작활동으로 인해 흐트러진 건강도 추스리면서 말이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고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바뀐 '순정만화'가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팬들만큼이나 강풀 작가도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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