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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현 "소설 '바람의화원' 읽고 '미인도' 선택"(인터뷰)

최종수정 2008.11.10 19:36 기사입력 2008.11.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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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추자현이 기녀로 변신했다. '남장여자' 신윤복을 소재로 한 영화 '미인도'(제작 이룸영화사, 감독 전윤수)에서 추자현이 맡은 역할은 김홍도(김영호 분)를 사랑하는 기녀 설화다. 2년 전 황정민, 류승범과 '사생결단'에서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받은 화려한 이력 치곤 '소박한' 선택이다.

"주인공을 꿈꾸는 게 아니라 매력있는 역할을 꿈꿔요. 신윤복이 매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제가 아직 신윤복을 연기할 자질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사생결단'으로 상 받을 때는 참 낯 뜨거웠어요. 전 단지 제작사나 감독님, 함께 출연한 배우들,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었을 뿐이었어요. 상까지 받아버린 마당에 연기력이 들통날까봐 신윤복 역은 제쳐놓고 읽었죠."

◆ "소설 '바람의 화원' 읽고 '미인도' 시나리오 구해봤죠"

추자현이 '미인도'에 출연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에 가까웠다. '미인도'라는 영화가 기획되고 있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신윤복을 소재로 한 팩션 소설 '바람의 화원'을 재미있게 읽었던 것. 추자현은 곧바로 '미인도' 시나리오를 구해서 읽고 설화라는 기녀에 매료됐다.

"누군가 제게 왜 설화를 맡고 싶어 했냐고 물었을 때 '저도 예쁜 역할을 한번 연기해보고 싶어서요'라고 했어요. TV드라마에서는 외모가 탁월한 캐릭터를 맡아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동안 연기했던 역할들이 너무 지루했고 또 다른 무언가에 목말라 있었어요."

한국영화로서는 파격적인 노출을 담은 영화이기에 기녀인 설화를 연기하는 추자현 역시 과감하게 노출을 시도해야 했다. '사생결단'에서 여배우로서 보여줬던 대담함은 '미인도'로 이어졌다. 추자현이 지닌 가장 훌륭한 장점은 배우로서 새로운 영역으로 뛰어드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전 연기를 솔직하고 과감하게 하고 싶어요. 노출 뒤에 있는 연기까지 평가해 준다면 더욱 좋겠죠. 그러나 노출만 보는 관객에게도 뭐라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상업영화인 이상 그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요. 어차피 연기자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미인도'에서 기녀 설화로 출연한 추자현

◆ "중화권에선 청순한 여배우로 알려졌어요"

최근 몇년간 국내 관객에게 추자현은 '사생결단' 외에 뚜렷한 출연작이 없는 배우로 인식되고 있지만, 중화권 관객에게 추자현은 대단한 인기 스타다. 그간 중국에서 찍은 드라마만 세 편이고 대만에서 찍은 드라마도 한 편 있다.

"중국인들 눈에는 제가 예쁜가 봐요. 미의 기준이 다른 거겠죠. 게다가 한국에선 제가 중성적이고 코믹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에서는 절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로 생각해요. 중국에서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죠. (웃음)"

여타 한류스타들이 국내에서 출연한 드라마가 해외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과 달리 추자현은 중국에서 무명의 배우로 출발해 스타덤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사생결단' 개봉 후 건너가 찍은 40부작 대하드라마 '초류향'에서는 총 3부 중 2부의 여주인공을 맡아 대단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중국에서의 인기를 뒤로 하고 '미인도'에 출연한 추자현은 쉬지 않고 바로 다음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 스릴러영화 '실종'에서 사라진 동생을 추적하는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노출은 전혀 없어요.(웃음) 김성호 감독님이 '사생결단'을 보고 난 뒤 저를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쓰셨대요. 영화에 목말라 있는 상태라서 선택의 고민 없이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사실 더 욕심났던 것은 문성근 선배와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신인 때 가장 존경했던 연기자 선배였거든요."

◆ "'포스'가 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추자현은 우리 나이로 올해 서른이다. 연기 경력도 벌써 12년째다. "12년간 연기를 했어도 작품이 많지 않아요. 의외로 떠오르는 작품이 별로 없을 거예요. 대학 다니느라 2년 쉬었고 '사생결단' 후에도 2년을 쉬었으니 제가 연기한 시간을 다 더해도 6, 7년밖에 안 될 겁니다. 캐릭터가 강해서 많은 작품을 한 것 같지만 다른 배우들보단 적은 편이죠."

청순하다, 지적이다, 귀엽다, 섹시하다…. 여배우에게 자주 쓰는 수식어 중 추자현의 이름 앞에 어떤 것을 붙일 수 있을까? 그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진단했다. 카리스마보다는 '포스'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추자현은 니콜 키드먼과 메릴 스트립을 떠올렸다. '미인도'에서도 '포스'가 있는 최고의 기녀를 만들어 보이고 싶었단다. 추자현의 도전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13일부터 확인해볼 수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nomy.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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