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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 근본치료 인생역전 새삶"

최종수정 2008.10.23 15:05 기사입력 2008.10.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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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시대 다사랑병원] 1인당 치료시간 대학병원보다 월등
전문가 자체교육 등 진료의 질 높여.. 정신병과 처방 달라.. 정부지원 절실


술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본인의 음주에 대해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 술 마신 다음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해장술을 마셔본 적이 있나요.

2번 이상 '예'라고 답한 사람들은 알코올 중독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물으면 알코올 중독 아닌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라고 묻겠지만 "그렇게 되묻는 게 문제"라고 알코올질환 전문병원 다사랑병원의 이종섭 원장은 말한다.

음주에 관대하지 않은 국가에서 위의 질문들을 던지면 한 번이라도 '예'라고 하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 원장은 한국에 약 220만명의 알코올 질환 환자들이 살고 있다고 추정했다. 220만명, 대단한 규모의 시장이다.

◆환자수 220만명에 전문병원은 4개뿐
다사랑병원의 이종섭 원장
이종섭 원장은 자신의 병원을 '실험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평생 이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환자 많고 병원 적으니 수익도 괜찮을 듯 싶었는데.

다사랑병원은 국내 최초의 알코올질환 전문병원 '광주 다사랑병원'을 모체로 하고 있다. 수도권에도 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 원장이 대학병원 교수자리를 박차고 나와 2004년 경기도 의왕에 설립했다.

"알코올 문제를 가진 환자들은 술만 깨면 일반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신분열증 등 판단력과 관련된 정신질환 환자와는 다르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알코올 전문병원이 생기기 전에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자들은 다른 정신질환 환자와 섞여 정신병원에 수용됐다. 치료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환자나 그 가족들도 '정신병원'이란 거부감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결국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려면 전문병원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국내에 알코올 전문병원은 4개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이 원장은 안타까워했다.

"한마디로 '돈이 안되기' 때문이죠. 돈을 벌려면 차라리 정신병원을 차리는 게 낫습니다."

◆알코올 중독의 근본을 치료한다
이 원장은 다사랑병원을 개원하며 알코올 중독자 치료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병원도 폐쇄가 아닌 개방형 병동으로 세팅했다.

환자 1인당 진료시간, 교육시간도 대학병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개선시켰다. 다른 정신질환 환자와 구분해 알코올 중독에만 집중하니 치료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이런 노력은 알코올 중독 치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보다 알코올 중독 치료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프로그램과 치료법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 외에도 심리, 사회사업, 간호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고루 양성해야 합니다. 그들을 외국에 내보내 교육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 전체 알코올 환자들에게 질 높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도적인 의사 한 사람의 포부만으로는 병원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현재로선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지만 이 원장이 포부를 이루려면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정부가 나서 전문병원 육성해야
다사랑병원이 알코올 전문병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자 전국 각지의 정신병원 관계자들이 견학차 병원을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도 알코올 전문병원을 만들고 싶은데 수익이 걱정되던 터에 다사랑병원에는 뭔가 해답이 있을까 해서 찾는다는 설명이다. 병원을 살펴본 후 그들은 한결같이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다른 의사들도 현재의 치료시스템으로는 알코올 질환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정부가 조금만 의지를 가져준다면 알코올 전문병원이 더 생길 여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 원장은 정부를 향해 알코올 전문병원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예산 부족'이 전부였다.

다사랑병원의 수익은 대부분 건강보험으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알코올 질환 관련 '보험 수가'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수가는 같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 투자 동기가 없다.

그래서 대학병원도 알코올 질환에 대해선 병상수와 의료진을 최소한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220만명의 환자들는 정신병원으로, 혹은 치료를 거부하며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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