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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또 위기설.. 불황 그림자 엄습

최종수정 2008.10.23 12:39 기사입력 2008.10.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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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성 위기설이 돌았던 한 증권사에서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향을 파악했다. 그 결과 현재 월급의 절반만 받더라도 회사에 남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절대다수였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증권가에 구조조정에대한 공포가 커지는 양상이다.

# 여의도 증권가에서 로또판매액이 급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의도의 한 로또판매 업체의 경우 이달 들어 매출이 전달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 또 다른 업체 점원은 최근 로또 판매가 급증하면서 점심시간과 퇴근시간대에는 자리를 비울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최근 로또 판매액은 회차당 평균 441억44417만원을 기록, 1년 전의 425억4225억원에 비해 16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로또 당첨번호를 추천해 주는 정보제공 사이트 로또리치에도 최근 회원수가 급증하는 추세.

# M생명 지점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22일. 투자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택한 지점장 이야기에 여의도는 하루내내 술렁였다. 지난 10일에는 고객과 금전분쟁을 겪던 K증권 영업직원이, H증권 여직원이 각각 자살해 흉흉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증권맨들은 투자자들의 원성에 하루 하루가 지옥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이 코스피 지수 747을 말한 것 아니겠냐는 비아냥도 나오면서 공포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우스개 거리로 했던 코스피 지수 747까지 그리 멀지 않은 상황이라 혹시 현실화 될 까 두려울 뿐이다"고 말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선 설로 끝난 '9월 위기설'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9월 위기설이 양력이 아닌 음력이었다는 우스갯소리 마저도 힘을 얻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월29일(음력 9월1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22일까지 무려 23.3%나 하락했다. 반면 양력을 기준으로 한 9월 한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1.8% 하락에 그쳤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1060선도 깨졌다. 올해가 힘들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어려울 것으로 본 증권맨들은 없었다.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증시 상황에 여의도 분위기도 생각 이상으로 가라앉았다.

더구나 증권맨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희망적인 신호가 없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23일 '경험과 직관으로 보면, 지금은?' 제하의 보고서를 내고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최근, 바닥에 다가서는 정황적 증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 파트장은 우선 일간지 1면 헤드라인 기사에 주가 폭락에 대한 이슈가 실린다는 점을 증거로 들었다.

그는 "경제지와 달리 일간지는 주식 관련 기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주가 하락 끝이 없다" 등 일간지 1면 헤드라인에 주식 뉴스가 실리는 것은 하락 사이클이 정점에 달했을 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투자설명회에 투자자가 없다는 것. 오 파트장은 "강세장에서의 투자설명회 강사는 '연예인'이지만 최근 같은 약세장에서는 '죄인'의 심정이 된다"고 토로한 뒤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식에 대해 포기하는 심정으로 투자설명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널리스트가 투자의견과 적정주가를 공격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사후 뒷북과 공격적 조정은 역(逆) 실적 장세라는 하락 사이클 후반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오 파트장은 증권사 영업직원과 투자자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아울러 "바닥은 내년 1분기 1000포인트 전후로 예상된다"고 내다보면서 "현재 유일한 대안은 패닉 국면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고사를 떠올린다"며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불황의 그림자 속에 살아남기 위한 다짐을 매일 한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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