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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각> 건설업계 휩쓰는 '빨간 마스크' 공포 이기는 법

최종수정 2008.10.22 11:38 기사입력 2008.10.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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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얘기다. 딸애가 한동안 '빨간 마스크 공포'에 떤 적 있다.

물론 빨간 마스크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명사로 사회문제가 된 적 있으니 비단 나만의 경험은 아닐거다.

한동안 딸애는 얼굴만 마주 치면 빨간 마스크 얘기였다.

"아빠 빨간 마스크 알어?"로 시작된 얘기는 며칠 후 "우리 반 친구 00가 빨간 마스크에게 잡혀 갔는데, 00이 구해줬대!!"로 변하더니 마침내 "어제 집에 오는데 빨간 마스크가 따라 와서 집까지 줄창 도망쳤어"까지 이어졌다.
 
문제가 확산되자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빨간 마스크로 공포에 질려 있으니 학부모님들께서는 각별히 자녀들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대화를 많이 해주라"는 내용의 가정 통신문을 보내 진화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일단 공포에 사로 잡히면 피할 수 없어 보이던 '빨간 마스크' 괴담은 쉽게 웃어넘길 일 만은 아니다. '빨간 마스크'효과는 공포의 확산, 건전한 정보의 불신을 기반으로 한다.

이같은 소문이 초등학교의 학습 풍토를 망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정서 왜곡, 기성세대와 사회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생각할 여지가 많다..

얘기가 아주 비과학적이고 황당하다고 코웃음 칠 것도 아니다.

빨간 마스크의 유령이 아이들게게만 아니라 어른들도 휘둘리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건설업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부도 괴담'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진원지도 근거도 명확치 않지만 일단 괴담에 걸리면 멀쩡한 기업도 곧바로 '중환자실' 행(行)이다.

그야말로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고 만다. 피해기업은 그 순간부터 생존의 갈림길에서 헤매게 됨은 물론이다. 중견건설사인 C, D, E는 물론 대형건설사인 K마저도 단 한방에 당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멀쩡한 기업도 루머에 휩싸이면 곧바로 은행권의 자금 회수 압박은 물론 입주예정자들마저 잔금을 내려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강하기 대응하지도 못한다"고 토로한다. 건설사들이 대응을 삼가는 이유는 더 큰 논란으로 확대돼 실제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빨간 마스크' 효과 때문이다.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괴담이 나오는 순간 해당 기업의 주식값은 연일 하한가를 맞는가 하면 입주예정자들의 문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이런 판국에 괴담에 휩싸였던 대림산업이 '빨간 마스크'공포와 정면으로 맞서고 나섰다.

최근 화의설로 곤혹을 치룬 대림은 3분기 실적을 내놓는 한편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하기에 이르렀다. 업계도 대림의 적극적인 행보에 큰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이 참에 불온한 괴담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건설업계로서는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여기서 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펼쳐 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대림의 독자적인 싸움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여서다.또한 여기에 정부 당국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사회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공포의 사회학적 원리를 규명하는 것도 역할인 것듯 싶다.

멀쩡한 기업이 괴담의 유탄에 희생된다면 그건 주택산업의 생산기반 일부가 무너지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혼란을 막고, 건전한 정보의 유통을 위해서라도 각계의 노력이 요구되는 때다.

그리고 시장의 주체인 국민들 역시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소문에 객관적인 자료와 정보를 확인하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소문에 휘둘려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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