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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울긋불긋 단풍-기기묘묘 절벽, 두 번 취하는 가을 변산반도

최종수정 2008.10.22 11:14 기사입력 2008.10.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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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변산 속살인 내소사 전나무숲길이 단풍에 물들고(사진 왼쪽) 외변산 채석강은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기기묘묘한 절벽이 장관이다(오른쪽)

산, 들, 바다가 어우러진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예로부터 어염시초(魚鹽柴草)가 풍부해서 시인묵객과 선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땅이다.

조선조 암행어사 박문수도 변산의 풍요로운 자연자원을 빗대어 생거부안(生居扶安)이란 말을 남겼을 정도다.

전형적인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에서 서쪽 평야의 끝, 그것도 바다와 인접한 곳에서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이 변산이다.

바닷가에 우뚝 솟아 하나의 산을 형성하는 다른 곳과 달리 변산은 산이면서도 바다와 맞닿아 있는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육지와 접해있는 내변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절경 중의 절경을 이루는 외변산으로 나뉜다.

특히 산과 계곡이 어우러지는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내변산에는 천년고찰 내소사라는 멋진 보물을 감춰놨고 외변산에는 채석강과 적벽강이란 아름다운 보석도 만들었다.

깊어가는 가을, 산해절승(山海絶勝)의 풍경을 간직한 내ㆍ외변산의 속살여행지를 찾아 떠나보자.


◆내변산-내소사 전나무 숲 단풍 황홀

부안에는 이름난 절집이 있다. 부안을 찾았다면 누구든 빼놓지 않고 들렀다 가는 내소사다.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은 강원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유명하다. 이즈음은 내소사를 찾으면 전나무숲길 사이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울긋불긋 빛을 발하는 단풍터널의 장관을 맛볼 수 있다.

내소사 일주문을 지나자 약 4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나타났다. 수령 150년 안팎의 아름드리 전나무가 마치 경쟁하기라도 하듯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전나무숲으로 들어서면 계절이 헷갈린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전나무가 강한 향기를 내뿜으며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 발 아래 풀들도 아직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서늘한 바람과 단풍나무만이 가을임을 알리는 듯하다.

느릿느릿 심호흡과 함께 삼림욕을 하며 절집으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눈 앞이 환해지는 것을 느낀다. 유독 한 두 그루의 단풍나무가 붉고 노란 빛을 띠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햇살에 비친 단풍잎의 알록달록한 색깔은 푸른 전나무와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느껴지게 한다.

내소사는 찬찬히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감탄사가 나오는 절집이다.


우선 소박하면서도 웅장한 대웅전의 모습이 압권이다. 단청이 없어 나무결 그대로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는 대웅전은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단정하면서도 청아한 멋을 풍기며 세월의 주름을 느끼게 한다.

그 다움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대웅전의 꽃문살이다. 정교하게 깎아낸 문살이 마치 예술품과도 같다.

문상에는 연꽃, 국화꽃, 해바라기꽃 등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절집이 지어진 것은 조선 인조 11년인 1633년. 수백년 전에 절집을 짓던 목수가 문살 하나를 위해 수백개의 꽃문양 하나하나를 깎아냈을 터이니 얼마나 많은 정성이 바쳐졌던 것인지 짐작이 갈만하다. 여느 대웅전과 달리 불전 뒤 벽면에도 관세음보살이 새겨져 있어 이채롭다.

내소사 안에서도 여기저기서 단풍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나무들도 자신보다 키가 훨씬 큰 전나무에 가려 있다. 그래도 햇살 비치는 곳에 뿌리를 내린 대부분의 나무는 모두 화려한 단풍잎으로 옷을 갈아 입고 손님을 맞고 있다.

◆외변산-한적한 가을 바다 채석강과 적벽강

내소사를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외변산의 대표여행지인 채석강을 찾았다.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 옆에 우뚝 솟은 절벽 채석강은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모습이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책석강은 여름날의 분주함은 사라지고 쉼없이 찰랑거리는 파도와 바람소리만이 귓전을 때릴 뿐 오가는 발길마저 뜸하다.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기기묘묘한 형태를 만들어낸 채석강 절벽은 같은 두께의 책을 수천만권 쌓아놓은 듯하고, 발 밑 바위는 크고 작은 골짜기와 호수로 이뤄진 작은 계곡이 만들어져 있다.

절벽을 돌아 격포항 방파제 옆으로 가면 커다란 해식동굴이 있다. 안으로 들어서 밖을 보니 한반도 지형 같기도 하고 횃불이 타오르는 것 같기도 한 형상이 신비롭기만 하다.

채석강이 유명하다면 인근에 있는 적벽강은 덜 알려진 곳이다. 채석강이 이태백과 관련있다면 적벽강은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노닐었다는 황주의 적벽강에서 따온 이름이다.

적벽강은 붉은 색 암반과 수많은 해식동굴들이 줄무늬를 온몸에 감고 있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석양 무렵 낙조에 바위가 진홍색으로 물들 때 장관을 이룬다. 적벽강에는 높이가 30m 정도 되는 2개의 절벽으로 된 바위가 있는데, 그 안에 용굴이 있다. 용굴에서 북쪽 해안에는 형형색색의 몽돌들이 깔려 있다.

또 언덕 위에는 수성당이란 당집이 있다. 서해를 거닐며 풍랑에서 어부를 보호하는 여신인 개양할미를 모시는 곳이다.

부안 사람들은 "변산의 기운이 한곳에 응집된, 보통 사람들도 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채석강과 적벽강을 찾으려면 물이 빠진 썰물 때 찾아야 한다. 하루 두 차례씩 물이 빠지면 퇴적암층에 붙어있는 바다생물과 수만권의 책을 켜켜이 쌓인 것 같은 해식단애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변산반도=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nomy.co.kr


◇여행메모
▲가는길=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부안IC를 나와 30번 해안도로를 타면 부안읍을 거쳐 새만금방조제, 적벽강, 채석강, 내소사 등이 차례로 나온다.

▲묵을곳=격포항에 유럽풍의 귀족 스타일의 명품 리조트인 대명 변산리조트가 있다.

▲먹거리=백합을 이용한 음식이 유명하다. 군산해물탕(063-583-3234)은 백합찜, 탕, 죽 등의 맛이 일품. 또 묵정의 백합죽은 부안군민들이 추천하는 곳. 곰소항에서 '젓갈정식'도 빼놓지 말고 맛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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