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씨티 "와코비아 양보못해" 웰스파고와 전쟁 선포

최종수정 2008.10.05 20:18 기사입력 2008.10.05 13:40

댓글쓰기

610억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고전 중인 세계 2위의 금융회사 씨티그룹이 와코비아 인수를 놓고 웰스파고은행과의 본격적인 전쟁을 준비 중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웰스파고가 당초 씨티가 인수키로 한 와코비아 은행부문을 포함한 회사 전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씨티는 충격에 빠졌다.

위기에 빠진 와코비아를 구제해줄 유일한 구세주로 자임했던 씨티로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버린' 꼴이 됐기 때문이다.

◆뒤통수 맞은 씨티 '재반격'= 비크람 판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내심 와코비아 인수를 통해 170억달러가 넘은 올해 1~3분기 손실을 메우려는 심산이었다가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은행의 시장 가치는 올해들어서만 무려 38%나 떨어지며 1000억달러 수준에 머물러있다.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돼버린 씨티그룹은 웰스파고의 인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씨티가 와코비아를 인수하게 되면 지점망수로는 미국내 3위, 자산기준으로 1위의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된다.

하지만 웰스파고와 와코비아가 손을 잡는다면 총 예금잔액은 7870억달러로 씨티그룹의 8260억달러에 근접하게 된다. 씨티로선 공격적으로 치고나오는 웰스파고가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판디트 CEO는 여전히 씨티그룹 쪽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근거로는 와코비아가 씨티와 맺은 배타적 협상에 서명한 것을 든다.

판디트 CEO는 '와코비아와 웰스파고간의 계약은 위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씨티그룹의 와코비아 인수를 계속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씨티가 시도할 수 있는 방안은 두가지다. 웰스파고의 인수를 막을 법적 조치를 강구하던지 아님 인수가를 조정해 다시 와코비아를 유혹하는 것이다.

◆단호한 웰스파고= 웰스파고의 존 스텀프 CEO는 전세계 금융기관을 뒤흔든 서브프라임 파고를 용케 벗어났다.

웰스파고가 와코비아를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는 1조4200억달러에 달해 미국내 3위로 뛰어오른다. 지점망도 39개주에서 1만개가 넘게 된다.

웰스파고의 리처드 코바체비치 회장도 투자자들과 가진 컨소런스 콜에서 와코비아 딜은 확실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코바체비치 회장이 내세우는 주장은 '와코비아를 웰스파고가 인수하게 될 경우 (정부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납세자의 부담이 전혀 없어 미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것.

이외에도 웰스파고의 인수 제안은 높은 인수가격과 더불어 비슷한 문화와 가치를 지닌 두 은행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웰스파고나 와코비아보다 규모가 훨씬 큰 씨티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이다.

◆어정쩡한 미 정부= 당초 씨티가 와코비아를 인수하도록 다리를 놔줬던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쉴라 베어 FDIC 회장은 여전히 씨티그룹쪽에 기울어있는 인상이다.

베어 회장은 3일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웰스파고의 제안 내용을 먼저 살펴보고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미 정부가 웰스파고 제안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어쨋거나 득을 보는 쪽은 와코비아다. 씨티ㆍ웰스파고 양쪽의 싸움으로 구제가 확정된 와코비아는 3일 주가는 59%나 올랐고 씨티는 18%, 웰스파고는 1.7% 떨어졌다. 씨티의 이같은 주가 하락은 20년만이다.

하버포드신탁의 제이슨 프라이드 이사는 "씨티의 매입가는 너무 싸며 웰스파고 입장에선 영업망 확보면에서 매우 훌륭한 전략적인 딜"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